팬을 구입 시 고려해야 하는 손잡이 포인트
팬이나 팟을 고를 때 고려하는 여러 가지 중에서 의외로 신경을 안 쓰는 부분이 바로 손잡이다.
실제로 ‘팬을 들 수만 있다면 거기서 거기지’라는 생각에 신경을 안 쓰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건 특이하게도 많은 프로 요리사들이 일반가정주부 보다 신경을 덜 쓰는 요소이기도하다. 처음에는 이러한 상황이 요리사인 나조차 이해가 안 되는지라 왜인가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다. 내가 내린 결론은 요리사들은 일할 때 뜨거운 손잡이를 잡을 수 있게 언제나 마른행주 등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일반 주부 입장에서는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될지도 모르겠지만 정신없이 요리를 만드는 상황에서 가스 불위에 달궈진 손잡이를 잡고 고통에 휩싸여 본 경험은 요리사라면 한 번씩 있는 일이다. 그 같은 참사를 방지하기 위해 핫라인에 막 들어온 초보 요리사들에게는 무조건적으로 마른행주를 이용하여 팬을 들게 교육을 한다. 이러한 교육으로 인하여 손잡이를 천으로 감싸 쥐게 되고 그러다 보니 손잡이의 재질 등에 신경을 덜 쓰게 된다. 어차피 천으로 감싸 쥘 손잡이가 무엇으로 만들어져 있든 간에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하지만 손잡이는 생각보다 많은 제조사의 디테일이 들어간 부분이며 팬이나 팟의 능력에 많은 영향을 준다. 확인해야 할 포인트는 다음과 같은 3가지이다.
1. 제조방법의 차이 - 리벳, 용접, 볼트 체결
2. 강재의 차이 - 금속, 나무, 플라스틱
3. 손잡이의 각도 차이
첫 번째는 제조 방법에 따른 차이다. 리벳, 용접, 볼트 체결 방식으로 사용 편의성과 내구성에 영향을 준다. 리벳 방식은 팬의 몸통에 구멍을 뚫어 리벳이라는 징으로 밖는 식이고 용접은 말 그대로 팬의 몸통과 손잡이를 용접하는 방식이다. 볼트 채결은 팬에 나사선을 부착하고 플라스틱 손잡이 등을 고정한다.
내구성은 리벳 방식이 압승이다. 그래서 업소용으로는 오래 사용할 고급 제품을 구매할 시에는 대부분 리벳 방식을 선호한다. 리벳 방식으로 만든 제품은 업장에서도 5년 이상 사용해도 손잡이 부분이 흔들리지 않고 단단하게 고정되어있다. 문제는 리벳 방식으로 만든 제품은 필연적으로 위생에 문제가 생긴다는 점이다. 이 점은 깨끗이 청소한다고 쉽게 개선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용접 방식은 리벳 방식보다는 내구성이 낮지만 볼트 체결 방식보다는 내구성이 높다. 디자인 적이나 위생적인 면에서는 가장 우수하다. 용접 방식은 업장에서의 사용량이면 빠르게는 1년, 느리게는 5년 정도면 손잡이와 연결부위가 박살 나는 내구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가정에서 사용하는 사용량으로는 용접 방식의 내구성으로도 10년 이상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고급 쿡웨어를 가정용으로 구하길 원하시는 분에게는 용접 방식의 손잡이를 권하곤 한다.
볼트 체결 방식은 내구도가 약하여 업장에서 사용하기 좋지 못하다. 하지만 손잡이의 재질을 금속이 플라스틱 등의 무게와 열 전도율이 낮은 소재를 사용하여 사용 편의성을 놀랍도록 높였다. 덕분에 가정에서 사용하기 매우 좋다.
두 번째로는 어떤 강재를 사용하느냐 이다. 이는 손잡이의 뜨거움의 정도와 내구성에 영향을 준다.
업장에서는 기본적으로 내구성과 오븐 사용 가능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금속으로 된 손잡이를 이용한다. 일반적으로 업장에서 사용하는 열전달률이 높은 구리나 알루미늄 팬의 경우는 손잡이만 열전도율이 낮은 스테인리스 등의 금속으로 만든다. 그렇지 않으면 마른행주를 이용해 손잡이를 잡는다고 하더라도 요리 자체가 불가능 해질 정도로 순식간에 열이 올라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정에서는 플라스틱이나 나무로 된 핸들도 많이 사용한다. 금속보다 낮은 열전달률로 나무나 플라스틱이 다 탈 정도의 높은 열이 아닌 이상은 충분히 열을 막아주어 실 사용에 많은 도움을 준다. 거기에다가 가볍기까지 하다. 하지만 내구성이 좋지 못한 단점이 있다. 나무의 경우 물에 자주 닿으면 좋지 못하고 플라스틱은 뜨거운 철판등에 닿으면 바로 녹아버려서 사용이 불가능해진다.
마지막으로 손잡이의 각도가 어떻게 되느냐 이다. 이는 팬 흔들기의 편함에 영향을 준다.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한 팬은 음식 흔들기를 가장 많이 할 확률이 높은 알루미늄 팬이다.
알루미늄 팬은 강재 특성상 파스타용일 확률이 높고 파스타는 팬 돌리기를 많이 해야 했는데 적정한 각도가 뒷받침되어야지 파스타면을 돌리기가 더 편해진다. 손잡이의 각도는 본인의 팬 돌리는 습관이나 체형, 힘 등에 따라 선호도가 달라지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직선보다는 일정 이상의 각도가 올라온 제품을 다들 선호하였다.
사실 손잡이는 말 그대로 디테일의 영역이다. 하지만 그 디테일을 알아야 기물을 고를 때 자신에게 필요한 요리와 상황에 맞는 기물을 고를 수가 있다. 몰라도 크게 상관없는 부분이긴 하다. 하지만 세심하게 알아둔다면 나중에 기물을 구매할 상황이 되었을 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