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시곗바늘은 당신에게 맞춰있길 바라요
공존의 이유 13
by 소설하는 시인과 아나운서 Mar 17. 2021
내 인생의 시곗바늘은
당신에게 맞춰있길 바라요
손가락 사이로 흘려보낸 가루모래처럼
당신에게 다가가는 동안
얼마나 많은 시간들은 명멸했을까요
우리의 삶은 꿈꾸는 대로만
흐르지 않는다는 걸 아는 시절이 왔을 때에야
깨닫고 깊어지는 때
방향을 잃고 헤매었던 공허의 여백을
따스히 물들이는 사람
하마하마
기다림 끝자락에 걸어온 당신은
해류뭄해리 같아요
당신 어깨에 별빛이 내릴 때까지
썰물같이 사라져 버린 날들도
이제는 달빛 얹은 꽃바람으로 불어와요
인생 단 한 번의 멋진 랑데부!
마침내 당신과 나의 시대를 열어
빛솔 함께 꿈을 꿀, 물때가 되었어요
햇볕 위에 드리울 나의 민낯조차 사랑할
당신이 있으므로
어느 날이라도 기꺼이
즈런즈런
내 인생의 시곗바늘은
당신에게 맞춰있길 바라요.
*[덧]
- 하마하마: 어떤 기회를 마음 조이며 기다리는 모양.
- 해류뭄해리: 가뭄 후에 오는 시원한 빗줄기.
- 빛솔: 빛처럼 밝게 솔처럼 푸르게.
- 즈런즈런: 살림살이가 넉넉하여 풍족한 모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