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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SS Aug 07. 2023

기회의 신 '카이로스 (Kairos)'와 부동산 전매

위기와 기회의 양면성


2020년 3월 캐나다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학생들은 봄방학이 끝나도 학교로 돌아가지 못하고 직장인들은 집에서 컴퓨터 모니터업무를 보며 자영업자와 근로자들은 매장과 회사가 다시 문을 열 때까지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는 팬더믹 상황으로 세상이 바뀌었습니다.


토론토 다운타운의 회사들이 재택근무로 전환하고 비즈니스 업소들은 문을 닫으면서 도심의 동공현상이 일어나 수많은 상업용 또는 주거용 부동산의 임대수요가 사라지고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영업을 못하게 된 수많은 소규모 비즈니스 오너들과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 위한 정부의 대규모 재정지원이 이루어졌지만 불황이 확산되고 은행금리가 바닥까지 내려가게 되었습니다.


' 상황이면 지 부동산을 구입할 기회가 아닐까?'


팬더믹 전부터 독립해서 임대할 곳을 구하던 큰아이에게 저와 와이프는 이번 기회에 조그만 집이나 콘도를 장만하는 것이 좋겠다는 제안을 했습니다. 큰아이도 이 의견에 동의하여 계획을 바꿔 직장생활을 시작하며 모아둔 종잣돈과 은행에서 받을 수 있는 모기지 한도를 확인한 후 위치가 괜찮은 지역의 작은 콘도를 구입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전에 겪었던 경험 들려주었습니다.




이민 전 1997년부터 국제 외환거래소에 근무를 하던 와이프는 어느 날 동남아 국가들의 외환 수급상황이 심상치 않은 것 같다며 혹시 달러를 가지있냐고 제게  물었습니다. 


'지금은 없고 9월에 유럽 업체로부터 받을 예정이야'


그랬더니 송금받으면 절대 환전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운영하던 비즈니스 특성상 은행에서 외환으로 입출금을 하외환계좌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결국 그해 가을부터 한국에 외환위기가 들이닥쳤고 정부는 국제통화기금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아야 하는 국가부도에 가까운 IMF사태가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사태의 여파로 저도 눈물을 머금고 보유한 부동산을 처분하였고 주식투자에서도 엄청난 손실을 게 되어 비즈니스도 문을 닫고 결국 캐나다 이민을 결정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고난은 거기에 멈추지 않고 IMF사태 후 힘들게 버티며 회복을 기대하주식투자는   일어난 미국의 911 사태로 그야말로 완전히 무너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국제통화기금의 로고 (출처: Google)


IMF사태를 통하여 뼈아픈 경제적 손실과 엄청난 정신적 타격을 받았지만 한편으로는 실패를 분석하고 되새기며 소중한 경험과 교훈을 얻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IMF 경제분야에서 일하는 가까운 선배들과 만날 때마다


'한 나라의 경제가 완전히 흔들려서 기본 펀더멘털이 무너지고 부의 재분배가 일어나는 상황이 오면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인 고통을 받지만 이를 기회로 새로운 부를 만드는 계층이 생기고 준비된 사람에게는 기회로 다가올 수 있다'


이야기를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는데 틀린 말이 아니었습니다. 위기를 뒤집어 보면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IMF사태로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입거나 재산을 잃었지만 반대로 이를 기회로 더 많은 부를 얻거나 새롭게 큰 자산을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이 나타났습니다. 고금리의 압박으로 치솟은 이자를 감당 못해 보유한 부동산들이 헐값으로 매각되지만 이면에는 보유한 유동자산으로 이를 싸게 취득해 몇 년 뒤 다시 오른 가격으로 부를 창출한 경우도 많았습니다. 


IMF외환위기 10년 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Subprime Morgage) 사태로 발생한 글로벌 경제위기 그리고 10년 뒤 코로나19 시작한 팬더믹으로 10년 주기로 반복해서 나타난 위기들은 전 세계 경제를 강타해 국가와 수많은 사람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주었습니다. 그러나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제를 회복시키 과정들을 직접 보고 체험했 저에게 그것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큰아이와 콘도를 찾던 중 2014년 분양  관심이 있었던 콘도의 입주(Occupancy)가 시작되었고 곧 소유권 등기 (Final Closing)가 있을 예정이라는 소식을 고 전매로 나온 유닛이 있는지 확인을 해 보았습니다. 한국과 같이 캐나다 부동산 시장에도 'Assignment'로 불리는 '미등기 전매'가 있습니다. 새로 분양하고 완공을 기다리는 콘도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건물의 준공시점 전후로, 입주가 시작되고 소유권 등기 이전에 거래가 주로 이루어집니다.  콘도는 보통 분양계약 후 2~3년 안에 분양금액의 20~25%를 먼저 나누어 내고 소유권 등기  남은 분양잔금과 기타 비용을 건설사와 정산해 소유권을 게 됩니다.


그러나 마지막 절차인 소유권 등기 때지불할 금액을 대출받기 어렵거나 시세차익을 얻고 처분을 원하는 경우에는 자신의 금융비용을 포함한 마진을 더해 전매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팬더믹으로 직접 가서 보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나와있는 몇 개의 유닛들을 볼 수 있었고 그중 마음에 드는 유닛오퍼를 내기로 하였습니다. 이때 최초 분양계약서 사본을 요청해서 정확한 분양금액, 유닛의 면적과 기타 추가된 조건등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매하기 위해 리스팅 한 금액과 계약서의 분양금액의 차이가 전매 시세차익이 되는데 과하지 않고 적당한 것으로 생각되어 계약을 진행하였습니다.


분양콘도 전매의 잇점 (출처: Google)


전매는 두 번의 등기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첫 번째는 건설회사의 승인하에 최초 분양자와의 분양권 이전 등기이고 이후 건설회사와 하는 소유권 등기가 두 번째입니다. 몇 번의 가격 조정 끝에 전매계약이 끝나며 입주하게 되었고 몇 달 뒤 최종적으로 소유권 등기가 끝나 완전히 큰아이의 소유가 되었습니다. 팬더믹 상황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았지만 큰아이는 위기를 기회로 생각하는 마인드를 배우 되었고 다가올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늘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는 경험을 직접  수 있었던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기회의 신 카이로스 (Kairos)의 앞머리가 무성한 이유는 사람들이 그가 누구인지 알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이지만 또한 발견했을 때 쉽게 붙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반면에 그의 뒷머리가 대머리인 이유는 지나가고 나면 다시는 그를 붙잡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며 그의 발에 날개가 달린 이유는 최대한 빨리 사라지기 위함입니다. 왼손의 저울은 일의 옳고 그름을 정확하게 판단하라는 뜻이며 오른손의 칼은 칼날로 자르듯이 빠른 결단을 내리라는 뜻입니다.


기회는 항상 오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모든 일에는 반드시 기회가 오며 올 때 붙잡아 놓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전면 이미지 Kairos(출처:Goo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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