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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명한 투자자 Jun 08. 2021

나는 어떻게 돈을 군대로 만들었을까?

주식 투자 전쟁의 설계도

무능한 통치자는 만참(萬斬)으로도 부족한 역사의 범죄자다.
-7년 전쟁, 김성한-


무능한 통치의 결과

임진왜란. 오랜 평화로 조선은 방비가 허술했다. 제대로 된 군대가 없었다. 당시 조선의 군대는 오늘의 예비군과 비슷했다고 생각한다. 농업을 하다가 나라의 부름을 받고 나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창과 칼보다는 농기구가 손에 익었으리라.


조선은 국방을 소홀히 했고 적국의 정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였다. 오히려 미개한 것들이 어떻게 조선을 침공하느냐며 적을 무시했다. 무능한 통치의 결과는 참혹했다.


돈으로 나만의 군대를 편성하라!

최근 김성한 작가의 '7년 전쟁'을 읽었다. 조선 정부의 모습에서 내가 보였다. 나의 통치력은 전란 초기의 조선처럼 무능했고 적의 침공에 무참히 깨져 3000천만 원을 잃었다. 나는 돈이라는 군사를 제대로 다루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데 정말로 돈이 나의 군대라면 병사 한 명은 얼마일까? 나는 만 원이 병사 한 명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천만 원을 모았으면 나는 천 명의 군사를 거느린 지휘관이 된다. 만약에 내가 10억 원을 모았다면, 10만 대군을 가진 장수가 된다. 이렇게 생각하니 재미있었다.


나는 모아 놓은 돈을 전부 병사로 바꿔보았다. 그리고 공부한 전략별로 부대를 나눠보았다. 그랬더니 방진 형태의 군대가 되었다. 방진은 병사들을 배치한 모습을 말한다. 로마시대에는 이러한 방진을 운용하여 전투를 했다.


공격 부대 편성

먼저 전선에 배치할 공격군을 편성했다.

로마군의 주력은 중무장 보병이었다. 이들은 적의 공격을 막아내는 역할을 한다. 나는 올웨더 전략을 중무장 보병이라고 생각했다. 여기에 배치한 병력은 2천.


기병은 보병에 묶인 적을 공격하여 무너뜨리는 역할을 한다. 연복리 수익률이 높은 전략을 기병이라고 생각했다. 좌우측에 각 2천.


중무장 보병 뒤편으로는 장수를 배치했다. 대형주 개별종목을 장수라고 생각했다. 병력은 군사기밀.

장수를 모으는 일은 중요하다. 전쟁의 판도를 바꾸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나는 새로운 장수를 모집할 계획이다. 그러나 유비가 제갈량을 얻기 위해 삼고초려했듯, 장수를 내가 원하는 때에 구하기란 쉽지 않다. 장수는 기본적으로 비싸다. 그래서 나는 할인 기간을 노려야 한다.


끝으로 후방에 예비대를 배치했다. 병력은 2천. 예비대는 보병, 기병, 장수에게 지원군을 급파한다. 여유가 된다면 새로운 장수를 모집할 병력으로도 쓰인다.


투자자는 장수만으로 부대를 편성해 싸울 수도 있고, 기병부대 만으로 싸울 수도 있다. 방진을 어떻게 구상할지는 자기 마음이다. 전략도, 부대 편성도 방법은 수 만 가지다. 원하는 대로 고르면 된다.


다만 생각해야 할 점이 있다. 전란 초반, 조선 정부는 '신립'이라는 장수 한 명만을 믿었다. 그는 3천의 기병만으로 적에게 맞섰다. 장수는 용감했으나 전투는 끝내 패배했다. 단 한 번의 패배로 인해 정부는 서울을 버릴 수밖에 없었다. 마찬가지로 단 하나의 전략이나 장수에 전 재산을 투입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보급 계획

전쟁은 병력으로만 하지 않는다. 방진으로 전투는 이길 수 있으나 전쟁은 이기지 못한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중요한 것은 보급이다.

성내에는 노비가 2명이 있다. 나와 아내다. 노비들은 회사라는 전답에서 일하며 곡식을 거둔다. 이 곡식을 저축하여 육군훈련소를 통해 병력을 양성한다.


국방연구소에서는 투자 전략을 연구한다. 전략 하나만으로 모든 전투를 치른다면 당연히 패배한다. 적에게 전략이 노출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양한 전략을 전선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항상 공부한다.


전략과 병력이 전선에 도착하면, 나는 이들을 조합하여 새로운 보병이나 기병부대를 편성할 수 있다. 나는 계속해서 부대를 키워나갈 것이다. 목표는 13만 대군이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적군의 정보다. 적에 대한 정보를 모른 채 전투를 하는 것은 눈을 감고 싸우는 것과 같다. 따라서 정보사령부를 설치하여 경제 시황과 신문 기사를 통해 적에 대한 정보를 전선에 제공한다.


작전 계획

부대를 편성했으니 작전을 계획할 차례다. 나는 다음과 같은 작전도를 만들었다.


우리의 적은 미스터 마켓이다. 먼저 중무장 보병이 적의 공세를 막는다. 올웨더 전략의 최대 손실 가능성(MDD)은 장기적으로 -13% 정도다. 적은 손실로 방진을 굳건히 유지하는 데는 올웨더 전략이 제격이다.


중무장 보병이 적의 발목을 잡으면 적절한 시기에 기병이 움직여 배후를 친다. 좌측 기병은 '청산가치 전략'이다. 최대 손실 가능성은 -50%다. 적진에 직접 돌격을 하는 기병이므로 손실이 크다.

우측 기병은 'QV전략'이다. 아직 소개하지 않은 전략인데, '퀀트로 가치 투자하라.'라는 책에서 배운 전략이다. 최대 손실 가능성은 -30%다.


기병이 정신없이 돌격하면 병력의 50%를 잃는 경우가 생긴다. 따라서 나는 위험관리를 통해 기병을 적절히 후퇴시키고 다시 공격하게 할 것이다. 이렇게 하면 패배하더라도 전체 병력의 4%만 잃게 된다.

장수는 전선에서 스스로 판단하여 싸운다. 하지만 유능한 장수가 거느린 부대도 최대 손실 가능성은 -50%다. 나는 손절 금액을 미리 정하여 장수의 부대가 괴멸하는 것을 막을 것이다.


부국(富國)보다 강병(强兵)이 먼저다.

만 원이 병사 한 명이라고 생각했더니, 돈을 쓰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내가 6천만 원짜리 외제차를 샀다고 해보자. 나는 군사 6천 명을 군주를 위한 가마꾼으로 바꾼 셈이다. 수백만 원짜리 명품 가방을 샀다면, 군사 수백 명이 싸워보지도 못하고 전사한 것이다. 역사적으로 군주가 사치스러우면 나라가 망했다.


투자라는 전쟁에서는 부국(富國)보다 강병(强兵)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복권에 당첨된 많은 사람들이 결국 재산을 탕진하는 이유는 강병(强兵)을 다루는 연습 없이 부국(富國)이 되었기 때문이다.


한 명의 병사도 허투루 다루지 말고, 작은 부대라도 강한 규율로 훈련을 거듭해야 한다. 그래야 부국을 이루었을 때 그에 걸맞은 강병을 다스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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