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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사랑의 크기보다는 타이밍인가 봐

by 이확위 Mar 17. 2025

이제는 더 이상 어린 나이가 아니다. 대부분의 친구들은 결혼을 했고, 아이를 낳아 가정을 꾸려가고 있다. 어릴 적부터 언제나 결혼에 대해서 항상 큰 관심은 없었다. 이유는 나도 알 수 없지만. 내 주변 대부분의 사람들이 결혼을 선택이 아닌 필수인 것처럼 생각하더라. 결혼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하더라. 그랬기에 그들을 지켜보며 결혼이란 무엇일까를 종종 생각하곤 한다. 그들의 연애들을 지켜보았던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사람들은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는 걸까? 결혼은 사랑으로 이뤄지는 걸까?’


많은 로맨틱 영화 속에서 우리는 누군가를 너무나도 사랑해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을 꿈꾸며 남자가 청혼을 하고 그렇게 결혼을 하며 해피엔딩을 맞이하곤 한다. 그렇기에 어릴 적 나는 막연하게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는 거다.’라는 생각을 했다. 나는 Love of my life를 만나 결혼하는 게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내가 지켜본 사람들의 뜨거워 사랑은 지금의 결혼 상대보다는 어린 날의 철없던 사랑이 더 열정적으로 보이더라. 아마도, 어린 날에는 달리 걱정할 것이 없기에 온전히 감정에만 충실할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결혼이 사랑만으로 되니~”라는 드라마 대사들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닌 것 같았다.


얼마 전 친구와 만나 얘기를 나눴다. 우리의 공통된 다른 한 친구에 대해 얘기를 하게 되었는데, 그 친구가 예전 연인과의 만남의 시작이 상대방의 고백으로 시작해서인지 언제나 상대가 더 큰 사랑을 보이는 모습이었다. 그러다 이 친구의 마음도 가득해졌을 때쯤, 상대가 이별을 통보했다. 그 이후로 이 친구는 꽤나 힘든 시간을 보냈고, 지금의 배우자를 만났다. 물론, 타인의 연애를 옆에서 지켜보는 지인이 모두 알기는 어렵지만, 사랑의 크기만으로 보자면- 이전의 상대와의 것이 더 크게 보였다. 이 친구는 이전의 이별에서 후회로 남았는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친구의 연애와 결혼을 생각하며- 결혼할 시기가 되었고, 결혼할 마음이 들었을 때 그때 함께하는 사람과 결혼하는 게 아니겠느냐-란 얘기를 했다. (물론, 가장 큰 사랑을 느낀 이와 결혼을 다짐하는 사람도 많을 거다.)


내가 아는 다른 지인도 그랬다. 사랑이라는 감정의 크기만으로는 더 열렬한 사랑이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어렸고, 결혼을 생각할 시기가 아니었다. 그런 뜨거웠던 연애가 이런저런 이유로 끝을 나고, 다른 사람을 만났다. 그리고 결혼을 했다. 주변의 결혼한 커플들의 삶을 지켜보니, 결혼은 사랑만으로 이루어질 게 아니란 드라마 대사가 맞는 것 같더라. 사랑만으로 헤쳐나가기에는 현실의 여러 문제들이 닥치는 듯했고, 사랑이 빠진 결혼이란 것만큼 조금 서글픈 게 없을 수도 있지만, 결혼은 그저 두 사람만의 마음만으로 이어져나가는 게 아니더라. 그랬기에, 사랑의 크기만으로 더 사랑하던 사람이 있었다고 해서- 지금의 결혼에 영향을 끼칠 건 없겠더라. 사랑이 결혼의 전부가 아니니까. 옛사랑의 추억 따위 딱히 문제도 의미도 없는 거다.


사랑은 운명이지만, 결혼은 선택이라 생각한다. 사랑은 내 뜻대로 할 수 없으나, 결혼은 나의 뜻이니까. 그렇기에 결혼을 선택하는 건, 많은 경우가 결혼에 준비가 되었을 때인 것 같다. 요즘 많은 이들의 결혼 시기가 늦어지면서, 어른들이 종종 “요즘은 뭘 너무 잰다니까~ 멋모를 때 결혼해야지.”라고 하기도 한다. 사랑만으로 하는 것이 결혼이었다면, 예나 지금이나 차이가 없는 게 맞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현실을 보면, 결혼은 역시 사랑의 크기보다는 타이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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