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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서 연인으로, 우정과 사랑의 그 경계선

by 이확위 Mar 18. 2025

나의 모든 연애는 친구라는 이름하에 시작된 관계들이었다. 그렇다면, 누군가는 “남녀 사이에 친구는 없다.”라는 입장을 내가 가질 거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의외라면 의외라 할 만하게- 나는 친구는 친구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남녀가 친구라고 해서 그 모두가 연인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지 않겠는가. 여자라고 모든 남자를 좋아하고, 남자라고 모든 여자를 좋아하는 게 아니다. 물론 친구라는 관계로 지낸다는 것은 상대에게 좋은 감정을 지니고 있기에 관계가 지속되는 것이다. 물론 어떤 이들은, 종종 상대에게 연인의 감정을 품고도 친구라는 이름으로 관계를 지속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 그과 별개로- 친구로 ‘좋은 사람’으로 생각하지만, 이성으로의 어떤 감정도 생기지 않는 사람들도 있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그들을 그저 이성이기에 친구로 남기지 못한다는 것이 나는 조금 아쉬움이 있다. 나의 인간관계가 넓지 않기에 이런 이유로 지금 있는 친구들을 잃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기 때문일 거다.


그래서, 친구에서 연인이 되는 우정과 사랑의 그 경계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내가 어떤 경우에 친구에서 연인이 되었는지, 나의 마음들은 어땠는지 내 몇 안 되는 연애 경험 속에서 생각해 보았다. 생각해 보면, 나의 옛 연인들과는 친구라는 이름으로 있었지만, ‘베스트프렌드’ 라거나 정말 가까운 친구라기에는 조금 애매했었다. 친구처럼 마냥 아주 가깝고 스스럼없지는 않았다. ‘긴장감’이라고 할까, 그런 마음이 드는 상대들이었다. 이것을 이성적 호감이라고 해야 할까? 그냥 남녀 상관없이 인간에게 느끼는 호감보다는, 어쩌면 약간의 긴장감 같은 것이 있었던 것 같다.


아무리 공감을 잘하고, 이해를 잘해줘도 그런 감정이 생기지 않는 상대들이 있다. 아마도 그게 “내 타입이 아니다.”라고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사귈 수 있는지 여부를 “너 그 사람이랑 키스할 수 있어?”라고 친구 사이에 고민 상담을 하기도 한다. 플라토닉 한 사랑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보통의 대다수는 연인 간의 관계에서 저절로 스킨십에 대한 욕구를 느끼기 마련이니까. 아무리 친해도, 아무 느낌이 안 드는 사람이 있고, 누군가는 손을 잡고 싶은 마음이 드는 사람이 있는 거다. 나는 그러한 감정이 들게 하는 그 “긴장감”이 친구로서의 우정과 연인으로서의 사랑 사이의 경계선이라 생각한다.


누군가가 내 글을 읽고는 “남녀 사이에 무슨 친구야!”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런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남자사람 친구에게 파트너가 있으면- 나는 기본적으로 거리를 둔다. 나는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할지라도, 상대의 파트너에게 예의를 차리기 위해 서로에게 어떠한 불편함이 없도록 거리를 둔다. 나도 나의 친구도 서로에게 이성적 감정이 없을지라도, 혹시라도 꺼려할 파트너들에 대한 예의라 생각하니까. 모든 관계가 언제나 변함없을 수는 없다. 가까웠던 친구라도, 각자의 삶이 있으며 예전 같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곳에 가면, 새로운 관계가 생겨나고- 서로의 일상에 치여, 새로운 관계에 의해 조금은 멀어진다 한들 관계의 끝은 아니니까 딱히 아쉬할 것도 없는 것 같다. 각자의 삶 속에서 서로를 어떻게 기억하느냐가 더 중요한 법이니까.


글을 쓰다 보니, 요즘은 새로운 만남이랄 게 없다. 이미 있는 친구들은 내가 말하는 경계선과는 모두 거리가 있다. 그래서 아마 내가 혼자인 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사람들이 애쓰지 않으면 새로운 사람을 만나지 못한다고 했던 것인가? 다행인 점이라면, 나는 아직 혼자라도 괜찮다는 거다. 하지만 이 글을 읽는 당신이 혼자이길 원치 않는데 나처럼 친구에서 발전하는 연인으로만 관계를 맺어왔다면- 새로운 인연을 만나기가 어려운 시기라면, 이제는 다른 방식으로도 애써봐야 할지도 모른다. 삶에서 무슨 일이든, 우리는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위해 노력하곤 하니까. 연인을 원한다면 찾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걸 것이다. 자연스러운 만남을 추구한다고, 일상에 아무 변화 없이 그냥 살면서 ‘운명아 내게 오라.’라고 기대하기엔 시간은 우리의 운명을 마냥 기다려 줄 것 같지 않으니까, 밖으로 나가서 운명을 찾아 나서는 건 어떨까? 나는 어떠냐고? 지금의 나는 아직 아무런 생각이 없지만, 만약 누군가를 만나고 싶다거나 운명의 반쪽을 찾고 싶다면- 나는 세상으로 나갈 거다. 그런 후, 애써볼 것이다. 삶의 많은 것들에는 노력을 하면서, 새로운 관계를 그것도 삶에서 중요한 관계를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는 것은 조금은 모순이니까. 다만 지금은 그럴 맘이 들지 않는다. 그런 맘이 드는 순간이 사람들이 너무 늦었다고 할 시기라면, 그건 그때 가서 할 후회인 거다. 원래 삶이란 후회로 가득한 것이니까. 사랑에 대한 후회 하나 늘게 되는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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