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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토요일은 밤이 좋아

by 찬우

텔레비전을 켜자 연애 프로그램이 정적을 비집습니다

외로운 이들이 촌스러운 이름으로 서로를 부르는 걸 볼 때마다 화가 납니다

잘 봐라

세상의 평균은 이렇다

그렇게 살지 않는

하면서

우리는 왜 5등급처럼

열광하나요

녹색 거짓말


우리 오늘 뽀뽀할 거 같아요

라길래 처연히 입술을 들이댔습니다

어차피 할 거면 지금 해요

당장의 금기 같은

혀가 마중 나올 줄은···

그래도 역시 관음보다 배설이 좋습니다

우리는

지구에 칩거하는 중

이 모든 불행에 연대하자고 엄숙히 제안합니다


가는 길에

1,400원을 아끼려고 여덟 정거장을 걸었습니다

오는 길에

흔들리는 대교 상판이 두려워 한 정거장 지하철을 탔습니다

기억이 외출을 막습니다


오후 11시 49분에서 멈춘

영숙과 영수

그리고 그걸

지켜보는


제도권의 승부사


치킨을 씹는데 종아리가 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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