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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틸다 하나씨 Aug 28. 2024

설솜


설솜


차갑게 생겨서는

따듯해 보이는

너를


기일게

[눈ː]아~

불러보면은


하염없는

하얀 소리는

솜방울되어


차곡차곡

몰려오는

설솜이된다


목화솜 닮은

뽀송한

설솜 이불 되어


찬바람 들어갈세라

이불깃 꼭꼭

야무지게

여미어주고


차가운 돌 위를

추운 나뭇가지를

쓸쓸한 테이블 위를


따듯해져라

외롭지 마라

포근히 덮어준다


하염없는 토닥임에

가만 등 대고 있다가

너는 말을 할 줄 모르는구나 했더니


‘뽀드득’

소리 내어

 ‘굿나잇’

다정한 밤 인사를 건넨다


무거웠던 눈꺼풀

소로록 올려보니


말없이 떠난

설솜 이불이

못내 그리워


다시

눈 감아 버린

나를


아침 햇살이

따사 로히 안아주며

다독이고있네


눈이오면 이리 멋져지는 큰 언니의 경기도 양주
살짜쿵 끼어 있는 작은언니의 서울 깨알샷 ㅎㅎ

photo by 울 언니

눈 좋아하는 동생 생각에 한국에 함박눈이 내린

는 날이면 언니의 카톡창은 바빠진다.

손목이 아파 눈 치우기도 힘들다고 투덜대지만

언니의 렌즈 속에 담긴 눈 사랑은 숨길 수가

없으니 타국 멀리서도 언니 덕에 눈 구경 실컷 한

동생은 시를 쓸 밖에.




지난 겨울 함박눈이 내리는 날

언니가 보내 준 사진 속

테이블 위에 내려앉은 두터운 눈이

포근한 이불처럼 따듯하게 보여 썼던 시입니다.

지난 2월 이미 ‘마음을 손질하는 시간에 피어난 시’ 매거진에 발행했던 글이지만, 이 에세이의 첫 시작이 되어 준 글이기에 ‘설솜’으로 연재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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