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잃어버린 아이들
'잃어버린 아이들'은 1983년부터 2005년까지 이어진 수단 내전 중에 총알받이로 납치되거나 이러한 군인들의 횡포를 피해 국경을 넘어 도망친 아이들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오랜 기간 계속된 내전은 500,000명 이상의 사상자를 냈고 수많은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지게 되었습니다.
무려 어린이 27,000명이 안전한 피난처를 찾아 황야 이곳저곳을 방황했고 이때부터 이 어린이들을 ‘잃어버린 아이들’이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잃어버린 아이들'은 현재 케냐, 수단 그리고 우간다 난민 캠프에 머무르며 구호단체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 유니세프 코리아
아버지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네 마음과 정신은 강하단다. 네가 할 수 없는 일은 아무것도 없어."
나는 더 이상 두렵지 않았어요. 새로운 삶을 만들어 내기 위한 힘을 찾고야 말 테니까요. 나는 새로운 미래를 찾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미국 선수 대표단 기수로 활약한 로페즈 로몽(Lopez Lomong)은 내전과 인종학살로 유명한 수단 다르푸르 출신입니다. 로몽은 6살에 군인들에게 납치되어 소년병 양성소로 끌려갔고, 그곳에서 매일 죽어 나가는 친구들을 바라보아야 했습니다. 케냐 난민 캠프에서 10년을 보낸 로몽은 2001년 난민 구제방침에 따라 미국으로 입양되었고, 이후 본격적으로 육상을 시작하며 올림픽 스타로 이름을 떨쳤습니다. 이후 난민 소년으로서의 경험을 담은 자서전을 발간하고 수단의 남겨진 '잃어버린 아이들'을 대표하는 목소리가 되어 국제 사회의 도움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영화 <신이 찾은 아이들>에도 출연하였고 현재는 난민 인권운동가로서 활동하고 있는 존 다우(John Dau)는 수단 딘카부족 출신입니다. 내전 중에 정부군의 탄압으로 가족과 헤어진 후 14년 동안 1,600km를 방황하며 도망 다녔습니다. 미국에 정착한 이후에는 무려 일주일에 60시간씩 3가지 일을 동시에 하면서 대학에서 학위도 취득하는 치열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 결과 지금은 미국에서 성공한 사업가로 자리 잡았고,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을 설립하여 수단의 '잃어버린 아이들'을 위해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유니세프 코리아
수단 내전의 원인은 결국 영국과 미국 같은 강대국들이 아프리카의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전쟁을 벌이면서 원주민들을 희생양으로 삼은 데서 발생한 것이라는 사실을 뭉클하게 보여주는 영화이다. 실제로 아랍계인 북수단은 러시아에서 지원하고, 기독교계인 남수단은 미국, 영국 등의 지원을 받은 대리전쟁의 와중에서 벌어지는 인간 드라마를 소재로 한 영화이다. 남수단 사람들에게 기독교의 복음을 전파하면서, 아이들이 예레미야, 테오, 폴 등의 기독교식 이름을 갖고 피난 중에도 성경만은 꼭 지니고 가는 것이 이를 잘 말해준다. 서방국가들은 수단에서 오랫동안 석유와 광물자원들을 착취해 왔으면서도 막상 내전이 일어나자 아무런 주민 보호 수단을 생각하지 않는다. 겨우 국경 밖에 난민 보호소를 설치한 것이 전부이다.
10년이 넘도록 난민 캠프를 벗어나지 못한 채 표류하는 삶을 살아가야 하는 수단 난민들의 삶은 강대국이 얼마나 무책임한가를 잘 보여준다. 수십만 명이 희생되고, 10만 이상의 난민들이 난민촌에서 교육 혜택을 받지 못하고 직업도 없이 살아가는데도 미국이 귀화민으로 받아들인 남수단 난민들은 고작 2천여 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야말로 큰 병을 안기고도 이를 치료하기 위해 나눠준 약은 너무도 적은 형국이다.
영화 <뷰티플 라이>, 수단 내전과 강대국의 두 얼굴
박상태(문학평론가), 프레스바이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