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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약산진달래 Jun 10. 2021

토마토와 오이도 지지가 필요해

텃밭에 자라는 토마토가 한주 사이에 많이 자랐다. 자라지 않을 것처럼 보였는데 비를 맞고 한낮의 태양을 받으며 한번 자라기 시작하자 곁가지를 무성히 내며 잘 자라고 있다.


오이꽃도 폈다. 오이가 너무 많이 열려도 너무 많이 열렸다. 오이 장사를 해야 할 정도라고 농담처럼 이야기할 정도이다. 그런데 오이 가지를 뻗어갈 곳이 없다. 한쪽은 호박이 무성한 잎을 자랑하며 오이 영역을 침범하고 있고 반대편은 거대 상춧잎이 떡하니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오이가 위로 자랄 수 있도록 지지대를 세워 놓은 것이 제대로 되지 않았는지 오이순이 위로 타고 올라가지를 않고 옆으로만 퍼져있는 것을 발견했다. 제대로 오이순이 지지대를 타고 올라갈 수 있도록 지지대만 세워 놓으면 되는 것이 아니었다. 지지대와 오이순을 끈으로 묶어야 지지대를 타고 오이가 잘 뻗어갈 수 있다. 토마토도 마찬가지다. 더 튼튼하게 자랄 수 있도록 곁가지를 잘라내고 지지대를 세웠다. 그리고 토마토 가지가 지지대에 기대에 자랄 수 있도록 끈으로 연결해 주었다.


토마토가 지지대에 기대어 비에도 바람에도 흔들리지만 잘 자라 줄 것이다. 오이 가지가 지지대를 타고 뻗어가며 햇빛과 영양분을 열매에 더 골고루 분사시켜 줄 것이다. 토마토와 오이도 자라기 위해서는 지지가 필요했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누군가와 협력하며 살아가야만 한다. 무쇠 뿔처럼 살아가다 넘어진다면 다시 재기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기대어 보기도 하고 지지를 받아 보자. 그리고 나도 기댈 곳이 되어 주며 지지해 주도록 하자. 텃밭을 일구며 인생을 배운다.



이전 01화 농작물은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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