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 불안, 고민과 걱정.. 마음속 수많은 문제들은 때로는 높게 쌓여 우리를 일상과 멀어지게 만듭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 어느새 높게 쌓인 벽을 마주하죠. 내가 놓쳐온 수많은 시간과 기회들.. 높은 벽 앞에서 나는 점점 작아져만 갑니다. 어느 날, 벽 밖의 시간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봅니다. 각자의 시간을 너무나 당연하듯 열심히 살아내는 그들과 비교하면 내 자신은 너무 초라하게 보이곤 해요.
마음에 찾아온 문제들, 힘든 시간을 보낸 이들은 그 시간 동안 놓쳐온 것들이 쌓여 높아진 벽을 마주하는 것을 무척 두려워합니다. 실제로, 마음속 문제가 조금씩 옅어진 뒤에도 벽을 마주하는 것이 두려워 걸음을 떼지 못하고 제자리에서 망설이는 이들을 만나기도 해요. 그런 이들에게 벽을 마주하는 것의 의미에 대해 말해주곤 합니다. 그토록 나가고 싶던 그 작은 방 안, 밖으로 나가는 문은 결국 내가 그토록 피하고 싶던 그 벽 어딘가에 놓여있다는 것. 놓쳐온 많은 것들을 마주하는 것이 너무 아프고 쓰리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벽을 따라 걷다가 힘차게 문을 여는 그날까지. 누군가의 서툰 걸음에 작은 용기를 보태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