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여슬 Dec 19. 2023

사고와 감성이 넓어지면


일자리를 얻을 때 효율적 법에 대하여 MIT 윈스턴 교수님은 다음 2가지를 조언해 준다. 과거의 내가 해온 일, 그리고 앞으로의 비전 제시 해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나의 과거를 알려줘야 하고, 미래에 해결 문제에 대한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나 드러 수 있다는 점에서 명료한 조언이다.

자기소개서를 돈으로 사고파는 이들이 있는데, 대필을 통한 글 속에 나의 개성이 표현될 수 있을까.


경향신문 칼럼(2023.6.21일 자)에서 박선화 교수는 독서는 '방법'일 뿐 목적이 아니라고 말한다. 독서의 가장 큰 미덕은 자신의 내면과의 갈등과 헛된 욕망을 성찰하게 해 더 행복하진 않아도 더 불행한 사람이 되지 않게 도와준다고 말하고 있다.

오랜 기간 독서를 해온 아이가 스스로를 성찰하고 수십 번의 퇴고 끝에 완성된 자기소개서는 매우 값질 것이다. 하지만 실천하지 않는 아이에게 게으르다며 손가락질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독서가 자신 없다면 우선 한 줄 일기라도 쓰기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아무리 짧은 글에도 생각의 성장은 드러나고, 쌓여온 작은 기록들이 모이면 한 권의 책이 되기도 한다.

일상에서 태도와 세상 향한 호기심을 기록해 나가면서 단단하게 익어가지 않으면  매년 12월 31일마다 허무한 생각에 몸부림을 칠지도 모른다.


그러고 나서 감성의 강을 흐르게 하는 일은 영화와 음악이 도와줄 것이다.

아이와 함께 영화를 보는데 느닷없이 나온 꽤 담백한 키스장면이 나왔다.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하던 아이가 키스 장면이 끝나자 두 가지를 물었다.

"입을 왜 벌리는 거야?"

"왼쪽에서 왜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거야?


내 머릿속에서는 영화 건축학개론의 납뜩이 수준의 설명이 떠올랐지만, 차마 아이에게 해줄 수는 없는 대답이다.

"한 가지만 하면 지루하잖아. 가지가지해보는 거야."

이게 최선이었다.

엄마가 브런치작가로 활동해 봤자 이 정도뿐이다.

감성 지능을 키워주려고 함께 본 영화는 그렇게 망한 프로젝트로 남았다.



나는 아이들의 영어 시험 점수 높이는 일을 하고 있지만, 정말 아이들에게 원하는 일은 따로 있다.


세사반필(세상엔 없지만 사람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노트를 채워 나가는 것이다.

이 노트를 채워본 아이만이 독서가 강력한 도구이자 친구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어서다.

 


                     


이전 07화 1.5배속으로 가르쳐 볼까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