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성인 그림책 수업을 진행하며 지금의 60대는 몸과 마음이 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인생수업이라는 모토로 은퇴한 분들을 주축으로 진행했는데 그들의 열정에 깜짝 놀랐던 것이다. 10번의 수업동안 지각도 결석도 없었고 수업이 마무리된 후에는 따로 동아리를 만들어 지속해 나갈 것이라는 계획도 밝히셨다.
과학으로 의료가 발달하고 먹거리도 풍부하여 삶이 윤택해지니 노화도 더디게 진행된다. 그런데 은퇴시기는 예전과 같으니 건강하고 또렷한 정신의 그들이 경제 주축에서 벗어났다는 이유로 무언가를 하지 못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그래서 생각해 봤다. 최근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어린아이들의 집중력이 많이 약해지며 초등학교에서는 무척 산만한 아이들이 크게 눈에 띄게 늘었다. 학생 수가 적어졌다지만 담임 선생님 혼자서는 감당하기가 힘들 정도이다. 교실 안으로 은퇴한 어르신들이 보조 교사로 투입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정규 수업뿐 아니라 모든 수업에 보조 교사는 은퇴한 어르신들이 함께 하는 거다. 내가 하고 있는 방과 후 독서 수업에서도 초등 돌봄 수업에서도 보조 교사가 함께 한다면 좀 늦는 어린이들이 소외되지 않고 즐겁게 수업에 참여할 수 있을 것 같다. 더 나아가 보조교사가 아니라 주도적으로 책 읽어주는 어르신으로 발전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세대가 단절되지 않고 어우러지는 광경은 상상만으로도 푸근하다. 어르신들은 그동안 쌓은 경험과 지혜를 를 손주들에게 나눠 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엄마아빠가 손주들을 바라보는 눈 빛을 바라보며 많은 어린이들이 누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독서 수업을 해온 지 몇 년이 지났다. 쌓은 경험을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싶다.
"한 아이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의 속담이 있다. 한 아이를 키우는데 전 세대가 힘을 합쳐야한다. 은퇴자 분들과 함께 어린 세대들과 한 명 한 명 눈을 맞추는 따뜻한 수업을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