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멈추는 마법의 주문!
그런 거 없다.
인간은 생각 기계다.
일단 나부터 생각이 무척이나 많다.
오지도 않는 도둑을 상상해서 괜스레 한 번 더 창문을 확인한다. (우리 집은 16층이다. 아니 그래도 배관을 타고 올 수도 있지 않을까?....)
아내와 동작대교를 걸어서 지날 때, 아내가 스마트폰으로 예쁜 야경을 촬영하려고 하면, 손이 미끄러져 스마트폰이 강물 속으로 빠져버릴 것 같은 상상을 한다. 아내에게 조심해서 찍으라고 여러 번 말한다. 아내가 말한다 "나를 5살 아이로 보는 거 아니야?"(다행히도 크게 싸우지는 않았다..)
나뿐만이 아니라 대부분 일상생활을 할 때 47% 정도의 시간을 지금 하고 있는 것과 무관한 생각을 한다. (앗 사랑을 나눌 때는 예외다... 아래 논문을 참조하길.. )
현재 하는 행위와 무관하게 마음이 방황하게 되면 불행하게 된다.
하기 싫은 일을 할 때 행복한 일을 상상하면 그 힘든 일을 이겨낼 수도 있지 않겠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다. 오히려 힘든 일에 집중하고 있는 사람들 보다 행복도가 덜 했다.
생각을 하는 것은 인류가 거대한 문명을 만들 수 있게 만든 원동력이다. 다만 그것을 위해선 다른 동물들이 가지지 않는 감정적 대가를 가지게 되었다.
얼룩말은 사자에게 쫓기다가 사자가 보이지 않으면 다시 안정적으로 풀을 뜯어먹을 수 있지만, 인간이 비슷한 상황을 겪으면 부정적인 생각을 반추하다,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걸려 시름시름 앓을 수 있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우리는 생각을 멈출 수 없다.
생각을 멈추기 어렵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계속 과거와 미래를 생각하며 스트레스받고 잠을 못 이뤄야 하는가?
생각을 멈추지는 못한다. 다만 생각을 하는 것을 알아차려 보자.
응? 이게 무슨 소리인고?
이해하기 쉽게 예시를 보겠다. 위에서 언급했던 내 상황이다.
여자친구가 스마트폰을 잡고 난간에서 한강 사진을 찍고 있다. (자극) ->
갑자기 손이 미끄러지며 스마트 폰이 강물로 빠지는 상상을 한다. (생각 1-1) ->
스마트 폰이 강물에서 빠지는 것을 보며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상상한다. (생각 1-2) ->
한강에 유실물 관리 하는 공무원들이 있나? 있을 리 없지.. 바로 사야지... (생각 1-3)->
그런데 혹시나 유실물 관리하는 공무원들이 혹시나 있다면 힘들겠다.. (1-3에 파급되어 생각 2로 전환됨..)
그나저나 아이폰 새로 나온 다던데.. 그걸 사야 하나? 비쌀 텐데.. (새로운 생각 3)
이렇게 1-4로 갔다가 새로운 생각 2,3을 만들어 냈다가.....
장면 전환이 독특한 영화 한 편을 써내려 가는 것이다.
혹자는 이렇게 생각할 수 있겠다.
"생각 멈춰!!"라고 내 뇌에 주문하면 되지 않을까? 학교 폭력 멈춰!!라고 했던 것처럼
여기서 생각만으로 내 생각을 멈추게 할 수는 없다. 멈추게 하려는 시도 자체도 생각이기에 그것에 더 얽매이게 만든다.
"절대로 초록색 코끼리를 생각하지 마라"
이 글을 보면서 여러분들은 반드시 초록색 코끼리를 떠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생각에서 강력하게 거부하는 것은 되려 그것을 더 떠올리게 만드는 부작용을 만든다.
알아차림의 과정을 살펴보자.
여자친구가 스마트폰을 잡고 난간에서 한강 사진을 찍고 있다. (자극) ->
갑자기 손이 미끄러지며 스마트 폰이 강물로 빠지는 상상을 한다. (생각 1-1)
이때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을 알아차린다.
내가 여자 친구를 보며 스마트 폰이 강물에 빠질까 봐 불안해하는 생각을 하고 있구나.
~~~라고 생각을 하고 있구나.
는 과정은 생각에서 한 발 자국 뒤로 물러나게 해 준다.
기존에 생각에 빠져서 생각 1, 1-1, 1-2, 생각 2,3으로 빠지는 과정이 영화에서 주인공이 되어 북 치고 장구치고 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알아차림의 과정은 또 다른 내가 되어 영화 스크린 밖에서, 내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음을 보는 과정이다.
이것이 간단하게 표현한 알아차림이다.
생각과 일체화된 나로부터 거리를 두는 것.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우리는 생각을 멈출 수는 없지만, 최소 내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는 것은 막을 수 있다.
대개 우리가 고통을 받는 것이, 내가 원하지 않는 부정적인 생각을 지속적으로 해서 문제가 되는 경우다. 그런 경우가 지금 얼마나 많은가
내가 내 생각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오만함을 버릴 때 역설적으로 통제력을 가질 수 있다.
+ 추가로 생각에서 벗어나려면 본인의 이름을 3인칭으로 불러서 이야기하면 더 좋다.
마인드풀이 스마트 폰이 강물에 빠질까 봐 불안한 생각을 하고 있구나.
내가 아내에게 계속 조심하라는 말을 여러 번 하자
아내가 불만에 찬 듯 이야기한다.
"좋은 풍경을 찍고 있는데 그렇게 조심하라고 이야기하면 내가 제대로 찍을 수가 없어, 나도 조심하는데 나를 어린아이 취급하는 게 아니야?"
내가 불안에 휩싸여 그것을 아내에게 지나치게 강요했음을 알아차린다.
숨을 한 번 크게 들이마신다.
그리고 말한다.
"내 불안 때문에 여러 번 이야기해서 미안해."
아내는 다행히 화가 풀렸다.
마음 챙김 명상을 배운 덕에 가정의 평화를 지켰다. ^^
참조
Killingsworth, Matthew A., and Daniel T. Gilbert. "A wandering mind is an unhappy mind." Science 330.6006 (2010): 932-932.
중독되는 노래 시크릿의 - magic 한 번 듣고 가셔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