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덟살 뮤즈

영유아 키우는 후배맘/대디님들, 이런 날도 옵니다.

by Beverlymom


8살

유아기를 벗어나 아동기에 접어든 시기이다. (곧 아가아가 모습을 벗는다는 뜻.ㅜㅜ)

그렇지만 아직 사춘기는 아니다. 커다래진 큰 아이들을 키워 본 엄마의 마음은 막내의 사라지는 아기 모습이 아쉬워서 제발 그만 컸으면 좋겠다며 내내 품고 산다. 이 시기 아이들은 신체적뿐만 아니라 독립 인격체로서도 성장하고 있다.

또 한 번의 탈피를 하는 중이다.



3학년, 8살들의 특성 중


호기심 많아 질문이 많아지나 전체를 의식하지 못한다

궁금한 점을 알아보는 탐구과정에 참여하고 즐기며 그 과정에서 서로 다른 생각에 관심을 갖습니다

또한 일상생활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탐색, 관찰, 비교, 예측 등의 탐구기술을 활용합니다


노래로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며 리듬과 노래 등을 즉흥적으로 만듭니다

신체를 이용해 주변의 움직임을 다양하게 표현하며 즐기고, 이를 통해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합니다

간단한 놀이 도구를 만들어 놀이에 참여합니다


몸의 무게 중심을 조절하여 평균대 위를 수월하게 걸으며, 성인처럼 오르고 내립니다

줄넘기를 하고 두 발 자전거를 탑니다

목표물을 향하여 공을 던지고 받습니다

(출처: 블로그 놀담)


새로운 일에 호기심이 많으며 의욕적이다. 새로운 일을 경험할 때 겁내기보다 신기해하고 재미있어하며, 1인 1역할 등에 열심히 참여한다. 교사의 일을 도와주려 하고, 심부름시킬 것이 없는지 쉬는 시간마다 묻기도 한다.

새로운 지식을 호기심과 즐거움으로 받아들인다. 앎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시기. 새로운 지식과 개념을 배우고자 하는 열의가 샘솟는 시기

(출처: 슈타이너 연구소)


그 외 많은 특성들이 있다.




여덟살도 (운동신경이 좋은 편인데도) 최근에야 줄넘기를 제대로 할 수 있다. 탐구 기술을 활용하는 상황을 자주 목격한다.

호기심이 많아서, 혹은 교사나 엄마를 돕기 위해 질문이 많다. 엄청 많다. 귀에 딱지가 앉는다. 아직 아기란 뜻이다.

사춘기로 접어들면 말수도 줄고, 말투도 차분해진다. 덩치도 커지지만, 포옹하면 호르몬 때문에 정수리 냄새가 코에 훅 들어온다. ( 딸도 냄새가 난다 하니 아들맘 친구가 못 믿어한다.) 그래서 아이들을 키워본 대부분의 부모는 뽀송뽀송하고 달달한 내음이 나는 막내가 자라는 것이 못내 아쉽다.


이제부터는 영/유아기처럼 책에서 알려준 대로 때에 맞춰 딱딱 성장하는 게 아니라, 대부분의 성장 관련 자료는 8-12살의 나이로 뭉텅 그려 그 특성들을 알려준다. 아이들 개개인에 따라 성장 속도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초등 고학년에 속하는 3-5학년 시기에 아이들은 대부분 급성장 후 2차 성징이 일어난다. 즉 호르몬의 변화도 겪는다는 뜻인데, 4학년만 되어도 역정을 낸 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란 말이 나온다. 사춘기 전조 증상이 오는 빅키즈 Big kids가 되고 있다는 뜻이다.


마흔즈는 내년이면 빅키즈로 접어들 8살 막내딸의 성장이 감사하면서도 아쉽기만 하다.

그래서 매일 인형을 안고 자는 여덟살 침대에 들어가, 뒤에서 딸을 또다른 인형처럼 포옥 껴안고 잔다.


자매라는 두 여아들

둘째가 태어난 후 근근이 잘 해내고 있던 첫아이 육아까지 흔들리면서 거의 멘붕이었다.


영아와 유아를 동시에 길러야 함에 첫아이 육아 때 보다 4배 정도 힘들었다. 둘째 출산 후 첫 3개월은 기억도 못할 만큼 정신없었고, 힘들어서 모유도 일찍 끊겼다.


거기에 이사로 바빠 둘째 아이 돌사진과 앨범, 액자조차 스튜디오에서 찾지 못했을 정도다.

촬영 후 한참 사진을 고르던 중에 갑자기 마땅한 집을 매입하게 되었고, 그 2-3달 과정이 힘겨웠다.

그래서 그 고른 사진 정보를 스튜디오에 넘기는 일을 아예 잊어버린 채로 몇 년을 살게 되었고, 여태 제대로 프린트된 백일사진, 돌사진도 없어 미안할 뿐이다.

이사 온 후 한동안 아이는 액자에 든 세가족(엄마, 아빠, 언니) 사진을 보며 본인은 왜 없냐며 서러워하기도 하였고, 자신은 왜 저런 돌사진 없냐며 물었었다. 항상 마흔즈가 언니만큼 못 챙겨주고, 못 놀아준거 같아 미안하다.


두 살 반 차이나는 같은 성별인 자매라 그 관계는 경쟁구도가 되기 쉬웠다.

특히 둘째는 스스로 언니와 비교하며 기죽기도 하고, 꼼꼼하지만 느릿한 언니를 다그치며 군림하려고 해서 마흔즈가 질서 정리를 해주어야 했다. 엄마를 쟁탈하기 위한 노력은 일상이다. 그도 그럴 것이 태어나자마자 둘째에게는 엄마 사랑을 나눠야 할 다른 만만한? 아이가 하나 더 있었던 게다. 그런데 엄마의 눈은 첫째를 향하기만 하니 질투가 날 수밖에.

아무래도 첫사랑이다 보니 모든 게 첫째 위주긴 하다.

엄마 경험이 없으므로 첫째는 더 신경 쓸 수밖에 없는 거 같다. 첫째를 지도하고 스케줄 관리하면서 나도 배워나간다. 그런 걸 이해 못 하니 둘째 눈엔 엄마가 언니를 더 신경 써 보이는 거다. 그래서 둘째는 엄마가 언니만 챙긴다며 삐진다.


너희는 가족이고, 팀이자, 서로 영원한 친구가 될 사이야. 언니와 너는 인격체가 다른 인간이고, 재능도 다르고, 성격도 달라서 서로 비교할 필요가 없고... Blabla 말이 길어진다. 이해한다지만 여전히 께름칙한 눈치다.

'100세 시대라지만 엄마아빠가 영원히 살지는 못해. 그러면 이 큰 세상에서 너네 둘이 의지하면서 살아야 한단다... 너에겐 엄마보다 어쩌면 언니가 더 중요할지도 몰라. 언니한테 잘해'란 직법을 쓰고 싶은 마흔즈지만, 그런 극적인 말을 대놓고 하기엔 아직 어리다. 전체 맥락은 이해 못 하고, 엄마아빠가 곁에 없을 거란 말에 꼽혀 울고불고 난리 날 게 뻔하다.


대신 나중에 둘만의 귓속말로 이야기해 준다. 'you are my favorite'이라고. (이전에 어느 여배우가 TV에서 이야기 했던 방법을 따라한거) 여러 차례 확답을 줘도 아이는 확신을 못한다.

그런 삼각관계가 힘들다. 마흔즈는 둘을 평생 함께할 자매이자 친구인 팀으로 만드려고 노력 중이다.


비밀이지만, 말없는 모범생 딸보다 캐릭터 있는 둘째, 여덟살이 더 눈이 간다.

미소녀형은 아니나, 그래도 어른들에게 눈길을 받고 사랑받는 캐릭터다.

애교 많고 까불거리며, 개그맨이나 배우가 돼도 괜찮을 만큼 표정도 다양하다. 헤어밴드나 비니도 다양하게 연출하는 바람에 엄마는 키득키득 웃을 수밖에 없다. 어디서 배웠는지 농담도 잘한다. 그 시끄러움에 존재감을 잊을 수 없다. 그런데 생각도 못한 작은 일에 잘 삐지기도 한다. 상대방의 반응에 예민한 면도 있다.

종일 바라만 보고 있어도 심심치 않은 여덟살이다.


엄마가 요리를 하거나 청소를 하고 있으면 어디선가 나타나 곁에서 "Can I help you?" 하며 다가오는 건 둘째딸이다.

육전을 만들고 있으면 슬그머니 다가와 고기에 부침가루를 솔솔 뿌리며 빙그레 웃는다. 그래서 막 구운 육전 한입 후후 불어 입에 넣어주면, 맛있다며 엄지손가락을 척 들면서 최고라고 칭찬을 한다. 너무 이쁘다.


항상 엄마를 돕고, 항상 꼼지락 거리며 레고를 만지면서도 작은 짬만 생겨도 심심하다고 한다. '모 할까? What should I do?'라며 물어대는 여덟살. 반전은... 숙제도 마치지 않았다. ㅡㅡ;

공부 좀 못하면 어때,, 라며 넘어가는 엄마. (다행히 아직은 성적이 좋다.)

어느 선배맘이 한 말처럼, 인생이 뭐냐. 죽도록 열심히 공부만 시키는 거보다 행복하게 자라는 게 중요하지. 공부 못하면 원하는 작은 가게 하나 차려주어 아이가 즐겁게 살면 되지. ( 여기서 중요한 건, 부모가 열심히 벌어놔야 한다는 거다.)

숙제를 안 했음에도 혼나지 않고 넘어가는 동생을 보면 첫째가 찾아내서 챙긴다.

2-3학년때 본인에겐 엄격한 편이었던 엄마가 동생에게는 나긋해 보이는 모습이 어쩌면 편파적으로 보일지 모르나 내색을 하지 않는 첫째딸.


딸 둘이라 한동안 인형놀이도 무한정 했고, 춤추며 노래도 많이 하고, 함께 퍼즐도 하고, 꽁냥꽁냥 둘이 잘 노는 편이다. 공부를 좋아하는 첫째딸의 집중을 방해하며 '놀자'라고 꼬셔대는 것도 여덟살이다.

열한살과 여덟살은 아직도 비명을 지르며 뛰어다니기도 하고, 벽장에 숨으며 숨박꼭질도 하고, 레슬링을 하기도 한다. 놀다가 다쳐 울기도 한다. (다들 딸 둘은 얌전하고 조용해서 키우기 편한 줄 안다. 물론 활동적인 두 형제집 보단 조용할 수도 있다. ) 둘이 조용히 책도 보고 그림 그릴 때도 있다.

5학년인 첫째의 공부 집중을 방해하여도 어느 정도까지는 가만히 놔둔다. 둘의 우정을 키우라는 뜻에서.


이렇게 여덟살은 나이차가 크지 않는 언니와 엄마 사이에서 알콩달콩? 티격태격 살아간다.

혼자 꼬물꼬물 본인의 삶을 만들어가는 여덟살이 웃기고 귀여워 마흔즈는 계속 그 삶을 들여다본다. 그렇게 여덟살은 마흔즈의 뮤즈가 되어왔다.


둘째를 낳은 후 정신없이 8년이 흐르고,,

항상 철없고 까불이 딸이지만, 늦잠자는 엄마를 깨우지 않고 아침밥도 차려주고, 엄마의 커피도 타준다.

엄마가 아플 때 와서 이마에 손을 대며 걱정한다.

함께 영화를 보다가 엄마에게 작은 팔로 팔베개도 해주며, 힘들 때 와서 안아주기도 한다.


엄마의 사랑만큼, 엄마도 아이의 사랑을 받습니다.

이런 날도 옵니다.


-THE END-





에필로그


여덟살이 물었다


여덟살이 물었다

이 드레스 입어도 되냐고

여덟살이 물었다

간식 먹어도 되냐고

여덟살이 물었다

놀아도 되냐고

여덟살이 물었다

오분만 더 있다 자도 되냐고

여덟살은 쉴 틈 없이 묻고 또 묻는다.


여덟살이 물었다

사마귀는 왜 탈피를 하냐고

그건 성장을 하기 위해서란다

탈피를 할 때 충분한 수분이 없어도 탈피를 하지 못하고,

날개가 펼쳐질 때가지 네번의 탈피를 한단다.

여덟살이 물었다

사마귀는 날개가 왜 필요하냐고

그러게..

나뭇잎을 기어다니는 곤충인 줄 알았는데..

날개가 왜 필요할까.


그런데,

모든 사마귀가 탈피를 성공적으로 하는건 아니란다.

그 곤충도 성장을 하느라 온 힘을 다해 표피를 벗어나던 중에

허리가 꺾이기도 하고, 몸을 움직이지 못해 고통스러울 때가 있지.


우리도 성장을 할 때 고통스러울 때가 있단다.

탄생, 급성장기, 사춘기, 갱년기 중에도

항상 성장통을 동반 한단다

여덟살도 엄마도, 살면서 여러 번 탈피를 한단다.

어차피 겪을 일들...

꺾이지 말고 날개가 보일때까지 웃으며 지내보자.

우리 여덟살이 자유롭게 날아 다닐 때까지 엄마는 곁에 있을게

사진출처: unsplash




첫연재를 마쳤습니다. 시간을 맞춰야 한다는 부담감에 조심스레 연재를 시작하였는데, 오히려 매주 잊지 않고 글을 업로드하려고 노력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던 거 같습니다. 특히 12월동안, 그리고 죠지아에 갔을때는 여러가지 환경으로 시간을 맞추기 어려웠는데, 연재가 아니었다면 대충 미루고 한주 늦게 업로드 했을 듯 합니다. 첫 연재는 무겁지 않은 주제로 즐겁게 글을 썻던거 같아요.

참, 그리고 여덟살은 올해 스피드스케이팅을 시작하였습니다. (지.못.미 딸 - 아이스스케이팅편에 언급했던 내용입니다. ^^) 아직 무거운 스케이트 슈즈에 적응중인데, 아이가 좋아서 웃습니다. 엄.빠는 주말 새벽부터 운전을 해야하지만요.


두번째 연재는 웹툰에서 만들어진 드라마 리뷰인데, 리뷰나 분석글을 써보고 싶어서 매거진으로 시작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분야지만, 시리즈물인 만큼 분량이 광대해서 매주 올리기 쉽지 않겠지만, 연재라는 due date이 있어야 안 미루고 더 집중을 할거 같아서, 미친척 연재 브런치북으로 돌려보았습니다.(네 아직도 망설이는 중입니다. 매거진으로 다시 바꿔야할지..) 리뷰를 하려면 작품을 두세번은 봐야할텐데, 걱정이네요. ^^; 또 다른 챌린지가 시작되었습니다. 읽어주시는 분이 계시다면 무척 행복할 거 같아요. 혹, 비평,리뷰글 관련 조언 있으시면 언제라도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여덟살과 마흔즈', 저의 첫연재를 읽어주셔서 무한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좋아요' 눌러주셔서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몰라요. 틈틈이 읽고있는 브런치 작가님들 글도 열심히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 '여덟살과 마흔즈'는 인스타툰으로 제작될 예정입니다. 나중에 놀러와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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