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을 부르는 힘

성서백주간 제25주 차(1 사무 16-31) 묵상

by 김곤

주님께서 다윗과 함께 계셨으므로 그는 가는 곳마다 승리하였다.(1 사무엘 18, 15 참조)



1980년대에 강남의 뉴욕제과 부근에 월드팝이라는 디스코텍이 있었습니다. 그곳에는 청춘들로 북적거렸습니다. 그때 알고 지내던 한 친구가 마이클잭슨의 로봇 춤을 추면 그를 둘러싸고 모두가 열광했습니다. 놀이문화가 지금처럼 다양하지 않았던 그 시절 스트레스 해소의 장소이기도 한 그곳에서 저도 서툰 솜씨로 몸을 흔들어대곤 한 후에 늦은 밤 그곳을 나와 골목길 포장마차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 아래로 들어가 친구들과 소주잔을 기울이곤 했던 기억입니다.


체력을 증진하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되어 정신 건강에도 유익하다고 알려져 있는 춤을 출 때면 고요했던 마음도 같이 출렁거릴 때가 있습니다. 그때까지 마음을 지배하고 있었을지도 모를 부정을 날리고 긍정을 불러옵니다. 가끔 저녁에 동네의 공설운동장을 가면 한쪽에서 디스코음악에 맞춰 강사의 신나는 외침이 허공을 채웁니다. 그녀의 소리에 많은 여성들이 격렬하게 몸을 움직이고 있는 장면을 발견합니다. 저도 그 리듬에 잠시 올라타 보면 몸은 말을 안 듣지만 마음만은 너울댑니다.




올해 제 삶의 여정에 두 서사가 함께 했습니다. 하나는 60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요즈음은 예전에 비해 명함도 못 내미는 숫자이지만 인생의 절반 이상을 보내고 지금 살아있음은 감사할 일임에 분명합니다. 또 하나는 두 번의 수술을 받은 것입니다. 힘든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 비하며 소소한 시간의 조각일지라도 삶의 여정에서 제게 주어진 또 다른 과제를 풀어간다는 마음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주님이 저와 함께 하고 계신다는 것을 느끼면서 말입니다. 묵상을 하면서도 기도를 하면서도 늘 주님과 같이 있다는 믿음은 제게 긍정의 힘을 줍니다. 긍정은 제 마음을 춤추게 합니다. 난제가 앞에 놓여있을 때에 모래알처럼 제 마음이 무너지지 않도록 지탱할 수 있는 힘을 주며 돌파구를 찾는 데는 그만한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우리의 삶의 여정 안에는 하느님을 향하는 내적 여정도 포함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매일 습관적 틀에서 벗어나 새롭게 시작한다는 다짐도 하며 온몸에 긍정을 휘감고 생활하는 마음을 갖도록 노력합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열정이 식어버리지 않도록 하면서 말입니다. 그러면서 주님의 은총 안에서 긍정의 용기로 저를 지배하면 두려울 것이 없지 않을까, 다짐도 합니다.


오늘 성경말씀에서 다윗이 적장을 무너뜨린 힘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요. 아마 긍정의 힘에서 나온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하느님이 함께 하시어 긍정의 힘으로 무장하여 두려움을 극복하고 그가 이스라엘의 새 희망으로 떠오르는 모습에서 사유합니다. 하느님의 모상으로 만들어진 제가 주님께 기도하면 기도할수록 늘 긍정으로 춤출 수 있다는 것을.




ps: 주 하느님, 하느님, 오늘 이 시간을 주심에 감사하나이다. 오, 주님 사랑하는 주님. 이렇게 제게 오셔서 감사하나이다. 어찌할 바를 모르겠습니다. 주님이 이렇게 제게 오심을. 이 영광을. 주님에 대한 이 사랑이 짝사랑이 아니게 하소서. 이 사랑의 열정이 꺼지지 않게 하소서. 이 사랑에 만족하지 않게 하소서. 매일 새롭게 하소서.


사진: 김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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