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질투를 샀다

열정은 신념을 부른다

by 김곤

지난해 아내와 자주 했던 대화다.


"핸드폰 좀 그만하면 안 될까"

".........."

나는 묵묵부답하며 계속 손가락을 움직인다.


"그만!"

"조금만 더하자. 알았지?"

"노무사 시험 준비하고 있었잖아. 안 할 거야?"

"아니, 해야지"


다시 아내가 비아냥거리듯 말했다.

"대충 말하지 말고 밥이나 드시고 하세요."

"조금 있다가요. 나 마저 쓰고, 응?"

아내의 질투(?)가 심했다. 하던 공부는 안 하고 맨날 글쓰기와 만나니 그럴 만도 했다. 사실 난 휴직기간을 이용해 노무사 시험 준비를 하고 있었다. 대기업, 중소기업, 프리랜서, 공무원 등 다양한 경험을 살려 노무 관련 상담자로서의 인생 삼모작을 준비할 예정이었다. 글쓰기와 사랑에 빠져버린 내게 아내의 시선이 고울 리가 없었다.



생전 어머니가 말씀했다.

"너 오늘도 그 애 만나니?"

"아니야."

"나중에 만나. 공부에 방해되니까."

"안 만나요."

생전 어머니는 여느 부모님들과 같이 공부에 방해되니 내가 여자친구 만나는 것에 반대하셨다. 하라는 공부는 안 하니 시선이 좋으실 리가 없었다.



아내도 글쓰기와의 사랑에 제동을 걸었다. 그러나 나도 모르는 사이 그녀와의 사랑에 빠지면서 노무사 시험 준비는 뒷전으로 밀렸다.

"내가 너를 만나면서 하고 있던 공부를 미루고 있어. 책을 펴도 너 생각만 나는데 어떡하지?"

내가 글쓰기 그녀에게 말했다.

"음... 그렇구나. 이렇게 생각해 보는 것은 어때? 그전에 한 가지 물어볼게. 지금 네가 나를 만나는 것은 행복해?"

그녀가 물었다.

"그렇지."

내가 대답했다.

"그럼, 지금 나와의 만남에 열중해 보는 것은 어떨까? 나중에 해도 되는 것은 한 발 물러나 보는 것은 어때? 시간이 지나도 간절한 마음이 살아 있으면 그때 시작하면 되지 않을까? '지금이야'라고 시간이 말을 걸어올 때는 대답을 하는 것이 좋은 것 같더라고. 나중에 후회할지도 모를 일이야. 지금 나와의 만남에 행복을 느낀다면 거기에 너의 에너지를 집중해 봐. 그것이 시간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마음이 속삭이는 대로 가는 길이 성공을 부르든 아니든 의미가 있을 거야. 다르게 가는 것은 포기가 아닌 또 다른 선책일 뿐이니까. "

그녀가 말했다.


결혼 전 아내는 음악에 소질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아노를 계속했으면 참 좋았을 것을 하고 후회할 때가 있다고 했다. 그녀는 음대 피아노과에 지원했다가 뜻을 이루지 못하고 포기했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글쓰기와의 만남을 지속하면서 아내의 잔소리도 줄었다. 포기였을까? 아니면 나의 모습에 믿음이 갔을까? 아내는 나의 글에 관심도 갖기 시작했다. 글이 좋으면 좋은 대로 아니면 아닌 대로 평가도 해줘서 요즘 아내는 내게 힘이 되어준다. 글쓰기와 만날 때도 아무 말이 없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글쓰기 그녀와 나의 소리 없는 열정의 힘에 설득이라도 된 것일까.



열정은 어떤 일에 애정을 안고 열중하는 마음이며, 신념을 부르고 고인돌 같이 단단하여 이 세상 모두가 안 믿어도 자신에 대한 미친 믿음에서 나오며, 그 믿음에서 솟구치는 열정은 정성을 낳고 감동을 선물해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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