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미래는 지금 당신의 마음속에 있으며 그것은 당신의 습관적인 사고와 신념에 따라 결정된다.
무한 지성이 당신을 이끌고 인도해주고, 모든 좋은 것은 당신의 것이며, 당신의 미래는 눈부신 것이라고 단언하라 그것을 믿고 받아들여라 최고의 것을 기대하면 반드시 최고의 것이 당신에게 일어난다.
- 조셉 머피 잠재의식의 힘 책 내용 중에서 -
한 시간째 노트북 전원을 켜고 멍하니 앉아 있다 이제야 한 문장을 적는다.
오늘도 수십 번 지웠다 썼다를 반복한다.
어젯밤 잠들기 전에는 오늘 새벽에 쓸 내용들이 머릿속에 잘 정리되어 있었는데 막상 글을 쓸려고 하니 머릿속이 텅 비어있다.
잠시 글쓰기를 쉬고 싶다고 나의 마음속 구석에서 아우성 되는 소리가 들리는 것을 철저히 무시하고 오늘도 꾸역꾸역 글을 쓰고 있다.
내 마음의 소리를 전혀 듣고 있지 않다.
마음공부를 하면서 읽었던 여러 책들 속에서는 '나'를 알아주는 것이 마음공부의 첫 시작이라고 한다.
우리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배우는 자음, 모음자가 기초가 되어 글자를 알아가는 것과 같이 마음공부는 '나'를 먼저 알아차림으로 시작된다.
울고 있는 나
웃고 있는 나
화내고 있는 나
즐거워하는 나
재능이 없는 나
재능이 넘쳐 나
칭찬받는 나
미움받는 나
나는 내가 마음에 들어하는 '나'만을 핀셋으로 쏙쏙 뽑아 내 것으로 하고 싶다는 마음을 줄곧 가지고 살아가고 있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 '나'는 나에게 다가오지 못하게 밀어내고 내가 아니라고 부정했다.
그렇게 하면 그것들에서 나는 벗어날 수 있고 나의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바보같이...
어릴 적부터 칭찬에 인색한 부모님과 과도한 칭찬을 받고 싶은 나 사이에서 생긴 마음의 상처들이 쌓이고 곪아 터져 고름이 질질 흐르고 있는 것을 보고서야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구나 알 수 있었으니 말이다.
매일 글을 쓰고 책을 읽는 나의 일상이 의미 있는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주위에 알려주고 싶었다.
"그거 돈도 안되는 거에 시간을 쓰고 그래?"
"그 시간에 애들이나 잘 보지?"
"돈 되는 일도 아닌데 뭘 그리 신경 써?"
가족들과 나의 지인들이 나의 의미 있는 일상을 부정하는 말들에 아니라고 소리라도 치듯 나는 보여주고 싶었다.
각종 에세이 공모전에 응모를 하고, 서평 책 이벤트에 응모하고, 출판사 서포터스 활동도 게을리하지 않으면서
" 나 정말 잘하고 있지?"라고 어깨에 뽕 좀 빵빵 넣어서 나의 의미 있는 일상을 부정하는 사람들에게 보여 주고 인정받고 싶었다.
하지만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가 강해질수록 나의 모든 일상이 성과를 내야 한다는 집착에 빠져 들게 되었다.
에세이 공모전 발표날에 집착하고 하루 동안 나에게 주어진 시간 속에서 내가 해야 할 일들을 하지 못하게 되고 당선되지 않았다는 불합격이라는 통보라도 받는 날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사람이 되어 이불을 뒤집어 쓴 채 현실을 부정하고 있었다.
패배자와 같은 모습은 나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오직 승리한 모습만이 나라고 인정하고 싶었다.
내 것을 내 것이라고 인정하지 않고, 내 것이 아닌 것을 내 것이라고 인정하면서 나타나는 모순적인 현상은 나를 더 깊은 소용돌이 속에 빠지게 했고, 그 소용돌이에서 벗어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욕심이었다.
할머니 집 마당에 있던 아직 설익은 자두가 너무 먹고 싶어 긴 장대를 요리저리 흔들어 간신히 자두 하나를 손에 넣고 입안 한가득 고인 침샘 속으로 한입 깨물어 물던 그때 텁텁하고 온몸을 떨게 했던 그 새콤함의 기억이 몇 년 동안 자두를 먹지 못하게 만들었다.
잘 익은 자두를 보아도 그때 느꼈던 새콤함과 텀텀함이 생각이 나면서 맛있는 자두에서 조차 텁텁함과 새콤함은 지워지지 않았다.
아직 익지 않은 자두를 먹고 싶어 했던 나의 욕심에 대한 대가로 아직 까지 나는 더 이상 자두를 맛있게 먹을 수 없게 되었다.
설 익은 자두를 먹었던 그때처럼 설 익은 나의 글들에 대해 욕심을 부렸던 것은 아닐까?
모든 공모전에 떨어졌다.
나의 글이 나의 의미 있던 일상이 모든 사람들에게 부정당하는 것 같았다.
나는 우울한 감정들이 가득한 깊은 구덩이 속에 숨어 있었다.
아무도 없는 어두운 구덩이 속에서 그동안 내가 부정하고 멀리 하려고 했던 '나'를 발견했다.
칭찬받지 못하는 나, 인정받지 못하는 나, 사랑받지 못하는 나, 성공하지 못한 나, 합격하지 못한 나
두 다리를 가슴에 올려 쪼그리고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나'를 한참 동안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조용히 '나'를 안아주었다.
있는 그대로의 나
그것이 바로 나였다.
부정하고 싶다고 부정되는 것이 아니었다.
나의 의미 있는 일상은 누구의 평가에 의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주인이다.
그들이 뭐라고 하든 나는 나의 의미 있는 일상을 멈추지 않을 거다.
소박한 나의 일상을 글로 남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욕심 따위는 개나 줘버리자.
설 익은 과일이 당도가 높고 누구나 좋아하는 과일로 성장하고 자라 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듯 나의 글 역시 시간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분명 나의 글은 찬란한 빛을 내면서 세상을 놀라게 하는 그런 날이 오고 있음을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