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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리원 Apr 27. 2024

힘을 빼는 게 제일 힘들다

힘을 빼는 게 뭐죠?

 수영 강습은 월수금반과 화목반으로 나누어져 있다. 나는 화목반을 택했다. 일주일에 두 번 가볍게 시작하고, 익숙해지면 늘려야지 하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도 난 여전히 화목반이다. 수영이 이렇게나 체력을 요구하는 운동인지 그땐 몰랐다.


 첫날 한 것이라곤, 발차기와 음파밖에 없었다. 그러나 몸의 근육통은 마치 등산이라도 다녀온 것 마냥 엄살이었다. 팔, 겨드랑이, 옆구리 그리고 견갑골까지 통증이 어마어마했다.


 대체 내가 뭘 했다고?

난간을 붙잡고 음파밖에 한 게 없다. 이 자잘한 근육통은 겨우내 얼마나 몸을 웅크리고 있었는지, 내 몸의 근력이 얼마나 보잘것없는지 새삼 일깨워주었다. 이 통증에서 벗어나려면 집에서 간단한 스트레칭이라도 해서 근육을 이완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만 했다. 실천으로 옮기기란 왜 이다지도 어려운 걸까.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는 머리와 몸의 거리다. 머리로 생각은 하지만, 정작 몸이 따라주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머릿속에는 ‘스트레칭이라도 해야지’라는 녀석과 ‘으 정말 귀찮아’라는 녀석이 맹렬히 싸워대고 있었다.


 수년간 만보 걷기와 복싱으로 단련된 나의 몸은 수영이라는 처음 배워보는 운동에 당황하고 있었다. 쓰지 않던 잔근육은 은근한 통증으로 자신의 위치를 알리고 있다. 나를 잊지 말라는 듯이. 이 위치 알림 근육통은 두 번째 강습을 받은 후로 말끔히 사라졌다.

역시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째 날, 에 뜨는 걸 시도한다. 판에 의지를 하지만 드디어 물에 뜨는 시도를 해보는 것이다.



“몸에 힘을 빼야 합니다”

    


 강사의 말을 머리로는 이해한다. 몸에 힘을 뺄수록 물에 잘 뜰 것이다. 그런데 이 몸이란 녀석은 도무지 힘을 뺄 생각이 없어 보인다.



“힘을 빼는 게 제일 힘들어요!”



 무심코 뱉은 내 말에 강사가 웃음을 터뜨렸다. 힘을 빼야 하는데 그것이 힘이 들다니 역설적이다. 몸에 힘을 뺀 상태로 발차기를 하며 앞으로 나아가기. 쉬워 보이는 말처럼 강사의 시범도 플해 보인다. 나는 왜 힘을 빼는데, 힘이 들어갈까.


 어쩌면 우리는 가장 가깝고 쉬운 걸 몰라 멀리서부터 해답을 찾으려 하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해 보면 그랬다. 잘하고 싶을수록 성급해서 그르친 적이 많았다. 잘하고 싶다면 일부러 애쓰지 않는 게 방법일 수도 있다.



 ‘몸에 힘을 빼고 물에 뜬다’를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물을 믿고 나를 내어주는 것이다. 가라앉을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이기는  결국 내 마음의 문제다. 결코 빠지지 않는 깊이라는 걸 나 스스로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어쩌면 수영 기술보다 (마인드셋) 먼저  싶다.  수영을 마스터하면 인생도 완전해질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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