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 火
그가 아끼던, 거의 십 년간 가족처럼 여기던 개가 죽었다. 전화를 통해 들려오는 울음은 그가 처음 그 개를 만났을 열네살 소년의 것이어서 당황스럽고, 동시에 가슴이 무너질 것 같은 아픔이었다. 소리내어 우는 그에게 무슨 말을 해줘야 좋을지 몰라서, 그저 그의 아픔만 절절히 느껴져서, 조용히 들으며 눈물만 흘렸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없었다.
뭔가 해줄 수 있다 해도, 그게 그에게 위안이 될지 알지 못하는 나. 나는 뭔가 잃어보긴 했을지 모르지만, 그게 죽음의 형태로 온 적은 아직 없었다. 그에게도 죽음은, 마음의 속살 한 덩이가 툭하고 떨어져나가는 듯한 죽음은, 처음이었을까. 그래서 그렇게 아이처럼 울었던걸까. 조금은 걱정이 됐다.
그가 앞으로도 그렇게 아이처럼 울게 되면, 난 어떻게 해야하나. 그래도 그 땐 그 옆에, 가까이에 있어줄 순 있겠지. 내가 힘들었을 때 간절히 필요로 했던 누군가의 체온, 괜찮다는 말과 그 안에 담긴 잔잔한 목소리, 그 정도는 줄 수 있겠지. 적어도 지금은 그에게 누나들이 있으니까, 내가 당장 달려가야 할 것까진 없을 터였다. 다행이랄까.
문득 내가 아이처럼 주저앉아 엉엉 울던 날이 기억났다. 울지 마요, 아직 채 열 살도 안 된 동생의 한 마디에 놀라서 뚝 그쳤던 날. 언젠가 그도 알게 될까. 아이처럼 울 수 있는 시간도 지나가버린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