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서 밈으로 떠돌던 글을
한참이나 늦게 본 적이 있었다.
죄송하지만,
오늘 준비된 사회성이 모두 소진되었습니다.
다음에 다시 찾아주세요...
트위터 @days4tripper
읽고 나서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이 얼마나 건강한 생활태도인가.
자기가 견뎌낼 수 있는 정도를 알고 있고,
또 그 한계에 도달했음을 알아차리고 있다.
본인의 사회성,
체력, 불안,
그리고 그 바닥까지도.
어디쯤인지 대략 알고,
자신의 바닥 언저리쯤에 도달했다고
자기가 알아차리는 게 중요했다.
바닥까지 싹싹 긁어서
오히려 바닥의 바닥, 지하까지
매번 볼 필요는 없었다.
거기까지 다 긁어낼 필요도 없었다는 말이다.
아, 이쯤이면 그만하고 쉬어줘야겠다, 하고
스스로 알아주면서
멈추는 것이 필요했다.
지금이 바닥인지도,
아무 것도 없어서
그 바닥을 박박 긁고 있다는 것도 모르면
나는 자주 실수를 했다.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했다.
소진된 것이 아까워
채워보겠다며 술을 많이 마셨고
좋아하지도 않는 아이스크림을 계속 먹었다.
생각해보면 그런 날은
어김없이 내 바닥까지 긁었던 날이었다.
지쳤다면 지친 것도 알아줘야 했었다.
나에게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럴 만한 이유는 누구에게도 있는데,
그 이유를 알아줄 사람은 나자신 밖에는 없다.
다른 사람이 알아준다 해도
결국 잘 쉴 수 있게, 잘 채울 수 있게
봐줄 사람은 스스로였다.
옛날에 김창옥 강사님 강연에서 들은 이야기가 있었다.
여자분들 네일아트 하시죠?
딱 그만큼만 인생을 관리해 줘도
인생은 분명히 바뀌어요.
네일아트 받은 것이
계속 가는 게 아니라
집안일하다 보면 중간에 까지도 하잖아요.
그렇다고
막 절망하거나 하지 않아요.
많이 까졌으면
다시 예쁘게 받고 또 기분 좋아지고, 그러시죠?
인생도 그렇게 사세요.
네일이 많이 까졌으면
다시 받으면 된다고,
또 언제든지 다시 받고
기분이 좋아질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예쁜 손톱을 관리하는 것처럼
내 인생도 살펴보고 관리해 주다 보면
분명히 인생도 바뀌는 것이었다.
그래서 오늘도 물어본다.
오늘 사회성이 얼마큼이나 남았어?
이 질문은 나만 답할 수 있고
또 내가 알아줘야 하는 유일한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