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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라코알라 Feb 14. 2022

학습과 교육도 트렌드가 있다?

코로나로 다시 뜨거워진 '자기주도학습'


학습과 교육도 패션과 같이 트렌드가 있습니다.

독서 열풍과 함께 하브루타, EBS 거꾸로 교실과 함께 플립 러닝,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코딩, 미래교육과 함께 메타버스 열풍까지...


‘자기주도학습’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기 시작했던 2014년 당시를 떠올리면 자기주도학습은 그야말로 핫한 트렌드였습니다. 2011년 관련 도서, 「사교육 없이 대학 보내는 자기주도학습 교과서」(2011, 코칭맘스쿨, 행복한 나무)만 해도 얼마나 혹하는 제목입니까? 제가 자기주도학습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도 내 아이들이 이른 시기부터 지나친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저 역시도 자기주도학습을 그저 사교육을 하지 않고도 아이가 스스로 알아서 공부하는 효과적인 학습 방법 정도로만 알고 있었던 것이지요. 10년이 지난 뒤 관련 도서의 제목은 「10대를 위한 자기주도학습 실천 노트」(2021, 정형권, 더메이커)와 같이 대상은 부모에서 자녀로, 구성과 내용은 개념에서 실천을 강조하는 형태로 변화했습니다.




2018년, 서울의 모 중학교로부터 학부모를 대상으로 8차시의 자기주도학습 강의를 의뢰받았습니다. 그런데 학습 동기로 시작된 강의에 학부모님들의 반응은 영 시원치 않았습니다. 강연자는 청중의 반응에 민감하기 마련입니다. 몇 명의 학부모님을 제외하고는 얼른 넘어갔으면 하는 표정들이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사춘기의 자녀와 매일같이 부딪치는 현실에서 높은 자기효능감은? 아이가 알아서 할 일이고, 칭찬은? 눈을 씻고 찾으려 해도 찾을 수 없는 답답한 일상 속에서 오직 학부모님들의 관심은 입.시.였습니다. 제가 놀랐던 점은 입시에 관해서도 제대로 알아보려는 의지보다는 ‘카더라’ 통신에 기대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학원에 모 강사가 가르치는 학생이 이번에 ○○고등학교에서 1등을 했다더라’ 하는 정보는 친한 엄마들끼리만 공유되었습니다. 그때 '자녀의 학원 셔틀은 유지한 채 자기주도가 되길 바라는 학부모들의 생각은 쉽게 바뀌지 않겠구나' 느꼈습니다.


더 놀라웠던 것은 자기주도학습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절실한 만큼 회의감과 의구심도 함께 높았다는 것입니다. 한때 뜨거웠던 자기주도학습 열풍은 그렇게 사그라지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자기주도학습’을 전면에 내세운 사교육 시장은 자꾸만 늘어갔고, 대형 학원뿐만 아니라 동네의 작은 보습학원까지도 자기주도학습을 표방하고 나섰습니다. 그리고 학부모들에게 자기주도학습은 여전히 중요했는데, 그 이유는 고등학교 입시에서 특목고, 자사고 선발에 '자기주도학습 전형'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코로나19로 하나고를 제외한 서울지역 자사고의 경우 21학년도부터 면접 없이 완전 추첨제 선발로 바뀌었으니 참고하세요.)




2019년 말부터 시작된 코로나로 학교 내 수업이 가정의 학습으로 옮겨왔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오랜 기간 코로나가 종식되지 않고 유지될지 몰랐습니다. 전염과 확산의 공포로 문을 닫은 학교 수업이 실시간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되면서 벌어지는 학습 격차와 그로 인한 불안은 고스란히 학생과 부모의 몫이 되었습니다. 학원가도 코로나에 안전하지 않다 보니 부족한 공교육을 사교육으로 채우고 있었던 수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스트레스는 하늘을 찌릅니다. 핸드폰 사용 때문에 매일같이 아이와 실랑이를 벌이고, 수업 시간조차 집중하지 못하는 내 아이를 보면서 자기주도학습의 중요성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취약계층의 기초학력 미달 학생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보도를 거의 매일 접합니다. 기초학력이라는 것을 어떻게 가늠하고, 평가할까 궁금한 학부모님들도 많을 것입니다. 기초학습능력은 읽고, 쓰고, 셈하는 3개의 영역을 말하며, 특별히 정서, 심리, 행동에 어려움이 없는 학생들이 3개 영역에 어려움을 겪거나 교과학습에 부진을 나타낼 경우 단순 학습결손으로 분류합니다. 보통 초등학교 3학년 까지는 기초학습능력에 대한 진단만 이루어지나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까지는 그 외 국어, 사회, 수학, 과학, 영어와 같은 교과별 기본 학습 내용에 대한 진단도 함께 이루어집니다. 자녀 학령에 반드시 필요한 기초학습과 과목별 학습 성취 정도를 간단히 확인하고 싶다면 사이트 PLAS (배이스캠프 : 배우고 이루는 스스로 캠프) (www.plasedu.org)를 참고해 보길 추천합니다.


자녀의 자기주도학습을 돕고 싶다면 우선 내 아이의 현재 상태와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서 출발해 보세요. 테스트도 그중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내 아이를 잘 파악하면 코칭도 훨씬 쉬워질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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