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배추밥
평소 물 양으로 불린 쌀 2인분에
중간 크기 배춧잎 6장을 송송 썰어 넣고
밥을 했습니다.
이달 말에 나눔 텃밭이 종료한다. 이미 휑해진 밭이고 몇몇 집에만 캐가지 않은 배추나 무가 남아있다. 우리도 배추와 무를 수확했고 튼튼해진 로즈마리를 집으로 데려왔다. 베란다 한켠에는 소쿠리에 마른 바질잎들의 향이 감돌고 한켠에는 로즈마리의 향이 바람에 실린다. 맘껏 자란 배추 속을 갈라보니 짙은 겨자색이고 맛도 결도 톡 쏘는 것 같다. 보통 놈들이 아니다. 오늘은 이미 전도 해먹고 맑은 국도 끓이고 쌈도 싸 먹은 배추를 썰어 넣고 밥을 했다. 밥 물을 조금 적게 넣는 것이 맞을 것도 같은데, 약간 촉촉한 상태도 괜찮은 것 같다. 이렇게 밥을 하고 간장을 섞어가며 먹는다. 한 해 텃밭의 마무리로, 한 통의 배추를 온전하게 먹는 요리들은 어떤 것이던 만족스럽다. 모든 것이 건조해지는 날에 여전히 아삭하고 즙 많은 배추는 올해의 생산 활동을 정리하는 상징적인 채소 같다. 그 끝에 오랜 시간을 지나면서 우리의 문화로, 함께 버무리고 깊이 저장으로 이어지는 김장이 있다. 추운 겨울을, 어려움을 같이 해결해 보자는 다짐 같은 것이었을까. ‘김장 문화’라고 하는 것이 자연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