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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진우 Aug 14. 2022

13. 정규직 전환을 향하여

세 번째 회사 : 중소기업 C사(1)

 세 번째 회사, C사는 중소기업이었다. 그곳에 나는 디자인 직무 인턴으로 입사하게 됐다. 중소기업이라 해도 규모가 꽤 큰 편이었고 유명세도 있었다. 언론에서 종종 조명받는 회사였다.


B사에서는 한 자릿수에 불과한 인턴 동기들이 여기에서는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입사 첫날, OT를 받기 위해 인사팀에게 안내받은 세미나실에 들어갔는데 문을 열자마자 공간을 가득 메운 이들이 보였다. 전부 C사 인턴들이었다. 저들은 내 입사 동기이자 정규직 자리를 두고 싸울 경쟁자였다. 든든함과 불안함, 이 어긋난 감정을 함께 가지며 빈자리에 앉았다.


 C사의 정규직 전환율은 대략 30%에서 50% 사이였다.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내놓은 정보는 아니었지만 C사를 거쳐 간 전 인턴들이 남긴 후기에는 대체로 그리 적혀 있었다. 그 말인즉슨 절반 이상의 인턴이 떨어진다는 소리였다.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C사 후기에는 대체로 안 좋은 이야기들이 많았다. 공정치 못한 평가로 합격의 당락을 나눈다, 정규직 전환은 사실상 희망 고문이다 등과 같은 내용이 주였다.


그 때문에 취업 사이트에서는 한때 C사가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여길 지원해봤자 소용없다더라, 차라리 다른 곳에서 인턴 하는 게 낫다더라 라면서 말이다. 가뜩이나 뇌종양 때문에 편치 못한 마음이 그런 말들 때문에 더욱 심란해졌다.


 C사 인사팀도 해당 이슈를 의식하고 있던 모양인지, 본격적으로 오리엔테이션을 시작하기 전 전환율에 관한 이야기부터 꺼냈다.


 “올해 C사는 작년과는 다르게 최대한 많은 인턴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예정입니다.”


 긍정적인 소식이었으나 마냥 안심할 수는 없었다. 누군가가 손을 들고 전환율이 몇 퍼센트냐고 물을 때 인사팀이 그건 팀마다 달라 확답을 줄 수 없다고 말했기 때문이었다. 사실 전원 합격이라고 말하지 않는 이상, 쉬이 기뻐할 수도 없었다. 오로지 한 명만이 떨어진다고 쳐도 마찬가지였다. 그 한 명 안에 내가 들어갈 수 있었다.


이미 경쟁은 시작된 것이다. C사 건물에 발을 들인 순간부터 나는 모두의 평가 대상이 되었다. 그러니 정신을 차려야 했다. B사를 다닐 때보다도 더욱 치열한 모습을 보여야 했다.



-여기까지 미리보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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