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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리스 부인 Sep 29. 2022

강아지와 동물병원

다른 생명과 함께 산다는 것 - 8화 -

사람과 강아지, 알아가며 함께 살아가는 것에 대하여


동물병원

강아지를 키우면서 아무 일 없이 무사히 자라기를 바란다. 하지만 크고 작은 사건이나 사고로 병원신세를 종종 질 수밖에 없기도 하다.

이런 경우, 비전문가인 반려견 보호자는 전문가인 수의사의 의견이나 처방을 믿고 따를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수의사들은 동물을 좋아하고 양심적일 것이다. 하지만 의사들 중에서도 문제가 있는 의사가 있듯이 동물병원 중에서도 문제가 있는 병원이 있을 수 있다.


나와 살랑이도 믿을 수 없는 병원에 의해 곤란을  당한 적이 있다. 

살랑이가 한 살, 중성화 수술을 하기로 결정하고 근처의 한 병원을 찾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한 병원을  정하지 않고 여러 병원을 다녔었다.)

수술 날, 수술이 끝나면 연락을 준다는 시간이 지나도 연락이 없어 병원에 가봤다. 수의사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수술이 잘 안 됐다고 했다. 마취가 잘 안 돼서 그러니 일단  집으로 가면 된다고 한다.

배에 붕대를 감은 살랑이와 집에 왔다. 자다가 살랑이의 낑낑대는 소리에 잠을 깨보니 배에 감은 붕대에 피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바로 대전에 있는 큰 병원 응급실로 갔다.

치료를 마친 당직의사가 말하기를 수술을 하다 만 것 같은데 봉합 마무리를 제대로 안 해 피가 나온 것이라고 했다. 당직의사는 내가 사는 지역을 물어보더니 혹시 oo병원이 아니냐고 하였다. 전에도 이렇게 찾아온 경우가 있다고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 병원은 수의사들 사이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소문난 곳이었다.)

수술을 한 병원에 가서 항의하니 그때 상황이 어쩔 수  없다고만 하는 변명만 했다. (그런 일이 여러 번 있어서인지 그 병원은 곧 폐업했다. 지금도 그때 생각만 하면 울분이 치민다.)

믿을 수 없는 병원에서 잘못 치료를 받아 큰 곤란을 겪은 살랑이

그 이후에는  여러 병원을 살펴보고 믿을만한 병원 하나를 정해 다니고 있다. (중성화 수술은 나중에 좋은 병원에서 무사히 잘 받을 수 있었다.) 

여러 군데를 돌아다니는 것보다, 한 군데 병원을 다니면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첫째로 수의사가 반려견의 체질과 특성에 대해 미리 알고 치료를 해 줄 수 있다. 살랑이가 다니는 병원도 약을 처방 시에 알레르기가 있는 살랑이의 체질을 감안해 치료를 해주곤 한다.

두 번째는 불필요한 검사가 많이 줄어든다. 여러 병원을 다니게 되면 가는 병원마다 비슷한 검사를 하게 되어 비용도 많이 들고 반려견도 불필요한 검사로 힘이 들 수도 있다.

또, 강아지의 심신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 같은 병원에서 같은 수의사가 돌봐주면 병원에 갈 때도 강아지가 안정된 상태를 유지한다. (매번 같은 병원을 다니다 보니 살랑이도 병원에 갈 때 수의사와 간호사를 만나면 꼬리를 흔들며 반가워한다.)

주사를 맞기 위해 병원에 간 살랑이가 의자에 얌전히 앉아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그럼 어떤 병원을 선택해야 하나?

자녀 같은 반려견을 믿고 맡길 병원을 고르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를 고려하여 신중하게 선택하여야 한다.

먼저, 가려는 병원과 강아지가 잘 맞아야 한다. 병원에 좋은 일이 있어 가는 것은 아니지만, 특정 병원에 갔을 때 강아지가 심신이 불안정하면 제대로 된 치료가 될 수가 없다. (강아지마다 다르겠지만, 병원에 가도 불안해하지 않고 안정감을 주는 곳이 있다. 살랑이도 병원에 가서 내려놓으면 즐겁게 돌아다닌다.)

원인과 증상, 치료방법에 대해 잘 설명을 해주는 곳이 좋다. 예를 들어 같은 증상이라도 눈이 충혈됐으니 안약을 넣으면 된다고 하는 병원이 있을 수도 있지만, 평소 강아지의 식습관과 주변 환경에 대해 물어보고, 그중 원인이 무엇인가를 설명하고, 앞으로 이런 증상을 감소시키기 위해 어떤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지 설명해 주는 병원이 더 좋을 것이다. (살랑이가 다니는 병원은 상세하게 잘 설명을 해주신다. 또, 안과나 치과처럼 세부 전문분야에 대해서는 더 좋은 상급병원을 추천해 주기도 한다.)

또 응급 상황이 생겼을 때 신속하게 찾아갈 수 있도록 집과의 거리도 고려하면 좋을 것 같다.

병원에 갔다 온 살랑 이가 기분이 좋은지 슬리퍼를 물고 돌아다니고 있다.

살랑이는 병원에 자주 가는 편이다. 꼭 아파서 가는 것만이 아니라 사료를 사러 가거나 간식, 샴푸 같은 용품을 모두 병원에서 구입한다. 그럴 때마다 같이 가기 때문에 병원에 대해 매우 친숙하다. 또 별다른 질병이 없어도 갈 때마다 병원에서 귀 세정, 발톱 손질 같은 기본적인 관리도 해주곤 한다.


이제 7살, 중년의 나이로 접어든 살랑이, 나이가 점점 들면서 아픈 곳도 생길 수 있고 병원 갈 일도 더 많아질 것이다.


나이는 들지만, 나에게는 평생 아기 같은 살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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