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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경희 Oct 06. 2020

아이가 말을 배우면서 동시를 암기한 이유

몸으로 읽는 동시

달팽이

                                    -김영일


달팽이가

이사를 간다.


집 한 채 지고 간다.


한 고개 넘었다.

두 고개 넘었다.


어, 다 못가

해가 꼬박 졌다.





이 동시는 큰애가 말을 배울 때 외웠던 동시다.

큰애가 말을 배울때 100페이지 정도의 동시집을 매일 읽어줬다.

어린 시절에는 집중이 짧아서 책보다 동시가 적합했다.

매일밤 동시2-3개 정도 읽어줬다.

아이는 재미있는 동시가 있으면 동시 하나를 여러 번 읽어달라고 했다.

그러다보니 아이는 말을 배우면서 동시책 한 권을 다 외웠다.


그 중에서도 달팽이 동시를 좋아했다.

달팽이 동시는 길을 걸어가면서도 외웠다.

길에서 달팽이 동시를 외울 때는 '한 고개 넘었다'하면 자리에서 폴짝 뛰고

'두 고개 넘었다'하면 또 폴짝 뛰었다.

아이가 재미있어 또 해달라고 하면 동시 외우면서 또 폴짝폴짝 뛰었다.


아이는 뛰는 것이 좋아서  동시를 외워달라고 할 때도 있다.

어찌됐든 서로 즐거우면 되는 것이다.

아이들은 재미있는 것은 계속 반복해달라고 한다.

그러면서 에너지를 표출하고 그 에너지를 만족감으로 바꿨다.


내가 동시를 외우면서 폴짝폴짝 뛴 것은 동시를 몸으로 읽어준 것이다.

몸으로 배운 것은 기억에 오래 남는다고 한다.

동시의 의성어, 의태어를 몸으로 표현하면 아이들과 놀이를 더욱 극대화할 수 있다.

그러면 아이는 재미있어 또.또.또 한다.

.

달팽이 동시를 계속 읽으니 말을 배우면서 동시를 외웠다.

아이는 스스로 암기하는 것이 재미있었는지 틈날때마다 동시를 외웠다.

매일밤 동시책을 펴면 달팽이 시를 먼저 읽고 다른 동시를 읽어달라고 했다.

아이들은 익숙한 것을 좋아한다.

익숙한 것은 편안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익숙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는 것으로 마음의 안정을 얻는다.


그렇게 아이는 말을 배울 때 동시책 한 권을 다 외웠다.

동시는 신호등, 집, 새, 바람  등 우리 주변의 사물에 관한 것들이 많았다.

길을 가다가 동시에 나온 사물과 관계가 있는 것이 나오면 하나씩 외웠다.


아이들은 일상 생활에서 배우는 것이 습득이 빠르다.

그리고 책과 일상을 연결시켜 주고 싶었다.

아이는 책에 나온 사물이 눈앞에 보이니 신기해 했다.

그 사물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에 더 흥미로워했다.

그러다보니 아이는 주변의 사물에 관심이 많아지고 관찰을 하기 시작했다.


길을 걸으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것들도 모두 호기심의 원천이 되었다.

그리고 사물에 대해 생각나는 동시가 있으면 바로 외웠다.

그렇게 아이는 책으로 외운 동시이지만 주변의 사물과 연결 시켜갔다.

책, 사물, 자신은 서로 다른것이 아니고 서로 연결되는 것을 알았다.


동시로 세상을 바로 본 아이는 아름다움을 먼저 배웠다.

그리고 동시책으로 책이 자연스럽게 친구가 됐다.

큰애는 동시로 세상의 아름다움과 친구같은 책을 알게 됐다.




아이가 제일 좋아했던 부분은

'한 고개 넘었다.'

'두 고개 넘었다.'

이렇게 반복 단어와


'어,'

의성어 였다.


아이는 반복 단어와 의성어, 의태어가 많이 나오는 동시를 좋아했다.

반복 단어, 의성어, 의태어의 공통점은 리듬감이 있는 것이다.

리듬감은 아이들의 몸을 들썩이게 했다.




그림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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