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입니다.
1990년대 초, 초등학생이었던 나에게 자연농원은 세상에서 가장 멀고 특별한 장소였다.
가족들과 함께한 그 하루는, 평범한 일상을 벗어나는 작은 탈출이자 모험이었다.
정문을 지나면 펼쳐지던 동물원, 꽃이 흐드러진 산책로, 그리고 무엇보다도 기억에 남는 건 사파리 버스였다.
조용히 차창 밖을 내다보며 사자와 코끼리, 얼룩말이 가까이 다가오는 모습을 보는 그 순간은 아직도 마음 깊이 남아 있다.
그 생생한 순간은 마치 동화 속 한 장면 같았고, 그날의 사파리는 어린 내게 세상의 경이로움을 보여준 첫 경험이었다.
도시락을 펴던 잔디밭, 손목에 감긴 입장 팔찌, 종이 지도를 꼭 쥔 가족들의 웃음소리까지—그 모든 장면이 지금도 선명하다.
그 시절 놀이공원은 화려하진 않았지만, 그만큼 더 진심 어린 설렘이 담겨 있었다.
시간이 흘러, 나는 중고등학생이 되어 친구들과 함께 에버랜드를 찾았다.
학교에서 단체로 떠난 그날, 친구들은 놀이기구를 타느라 분주했다.
특히 ‘아마존 익스프레스’ 같은 급류 타기 놀이기구는 모두의 최고 인기였다.
물을 튀기며 시원한 비명을 지르던 친구들의 얼굴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하지만 나는 달랐다.
화려한 놀이기구 대신, 나는 주로 동물원과 사파리에서 시간을 보냈다.
사파리 버스 창밖으로 다가오는 사자와 얼룩말을 바라보며 조용히 숨을 죽였고, 동물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에 마음이 편안해졌다.
친구들이 아마존 익스프레스를 탈 때면, 나는 그 옆 벤치에 앉아 그 풍경을 지켜보곤 했다.
그 시절의 나는 화려한 놀이기구보다 자연과 동물, 그리고 평화로운 순간들이 더 좋았다.
에버랜드는 친구들과의 우정과 함께, 나만의 특별한 추억을 차곡차곡 쌓아간 공간이었다.
시간은 흘러 2000년대 후반과 2010년대에 접어들면서, 놀이문화도 다양하게 변해갔다.
놀이공원뿐 아니라 카페, 영화관, 공연장 같은 다양한 공간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며 새로운 문화를 경험했다.
놀이공원에서는 단순한 기구 탑승을 넘어 다양한 체험과 축제, 미디어 아트 공연들이 주목받았다.
그리고 이제, 2020년대에 들어 나는 부모가 되어 내 아이와 함께 다시 에버랜드를 찾았다.
사파리는 여전히 매력적이었다.
사자와 코끼리, 얼룩말을 보며 아이의 눈이 반짝이는 모습을 보니, 내 어린 시절 설렘이 고스란히 되살아났다.
이번에는 판다가 특별한 주인공이었다. 둥글둥글한 판다를 바라보는 아이의 호기심과 웃음은 그 어떤 놀이기구보다 값졌다.
그날 에버랜드를 거닐며, 부모님께 감사한 마음이 저절로 떠올랐다.
내게도 이런 추억을 만들어주셨구나, 그리고 이제 나도 아이에게 그런 추억을 선물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더 깊어졌다.
어릴 적 나의 설렘이 아이에게 전해지는 순간, 추억은 세대를 넘어 이어지고 있었다.
놀이공원은 시간이 흐르면서 많이 변했다.
옛날에는 그냥 신나게 놀이기구 타는 곳이었는데, 이제는 멋진 미디어 아트, 신나는 축제, 그리고 직접 참여하는 재미까지 더해진 복합 문화 공간이 되었죠.
요즘 놀러 가면 눈도 즐겁고 마음도 즐거워지는 경험이 가득합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소중한 건 놀이공원이 우리에게 남긴 추억입니다.
어린 시절 자연농원에서 사파리 버스를 타던 그 설렘, 친구들과 에버랜드에서 깔깔대던 웃음소리, 그리고 이제는 아이와 함께 다시 찾아서 느낀 가족의 따뜻한 순간들까지!
이 모든 기억이 모여 놀이공원은 단순한 공간을 넘어 우리 마음속의 소중한 보물창고가 되었다.
그래서 놀이공원은 그냥 ‘공간’이 아니라, 마음속에 저장된 추억의 앨범입니다.
과거와 현재를 잇고, 미래에도 꺼내 볼 수 있는 특별한 장소입니다.
언제든 그 추억을 꺼내어 껴안으면,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 가슴에 번져 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