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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소희 Mar 28. 2024

유행과는 거리가 먼 나만의 독창적인 글을 쓰고 싶다면?

자존감과 독창성, 그리고 부지런함

평생 유행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왔다. 무슨 대단한 철학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고, 그저 남들에게 별로 관심이 없는 데다 유행 따위를 챙기는 것이 몹시 귀찮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애니어그램* 테스트를 하면 나는 4번 유형으로 나오는데, 4번 유형이 듣고 싶어 하는 칭찬은 ‘너는 특별하다’ ‘남들과 다르구나’라고 한다. 돌아보면 정말 그랬다. 예쁘고 싶거나 똑똑하고 싶지도 않고, 잘하고 싶거나 착하고 싶지도 않았지만, 남들과 똑같다는 소리만은 듣고 싶지 않았다. 자연히 남과 다른 스타일을 하거나 튀는 행동을 할 때가 많았는데, 그렇다고 남의 시선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건 아니었다. 남들이 하지 않은 말까지 듣고 상처받을 만큼 예민한 성격이라, 줄곧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때마다 괴로워하곤 했다.



남들과 다르고 싶지만, 주목은 받고 싶지 않다니… 튀는 걸 좋아하는 김에 성격마저 외향적이어서 남들의 시선을 즐기고 그걸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남의 시선 안 받고 조용히 살고 싶은 김에 적당히 남들과 비슷하게 묻어가는 걸 선호하는 성향이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유행을 따르지 않는 삶이란 사람들의 시선에 쉽게 무너져 내리지 않을 만큼 튼튼한 자존감과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아내는 독창성 내지 부지런함이 따라 줘야 가능하다. 게다가 어느 정도 고난의 길도 예상하며 감수해야 한다. 시선을 견디며 나만의 스타일을 추구하며 살다 보니, 조금씩 맷집이 생겼다. 가끔은 그 시선을 즐길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거나 돈 되는 일을 하면 좋을 텐데, 굳이 뒤늦게 글을 쓰겠다고 나선 것도 나만의 길을 걷고 싶어 하는 내 성향을 잘 보여준다. 이왕 글을 쓰기로 했으면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나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같은 글을 쓰면 돈 벌 가능성이라도 높일 수 있을 텐데, 등단도 어렵고 사람들이 잘 읽지도 않는 소설을 쓰겠다고 고집하는 것도 결국 나만의 길을 가겠다는 내 고집이다. 그게 좋든 나쁘든, 편하든 험하든, 옳든 그르든 내가 선택한 나만의 길을 가고 싶다는 고집.



이렇게 '마이 웨이’를 고집하기 위해서는 결국 유행을 따르지 않는 삶을 살 수밖에 없다. 나만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유행을 거부할 때처럼 튼튼한 자존감과 독창성 내지는 부지런함이 필요하니까. 남들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을 만큼 견고한 심지도.



*애니어그램 테스트를 원한다면

http://aiselftest.com/enneagram/selftest.html




윤소희 작가

책 읽어주는 작가 윤소희


2017년 <세상의 중심보다 네 삶의 주인이길 원해>를 출간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06년부터 중국에 거주. ‘책과 함께’라는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책 소개와 책 나눔을 하고 있다. 

전 Bain & Company 컨설턴트, 전 KBS 아나운서. Chicago Booth MBA, 서울대학교 심리학 학사. 

저서로는 <세상에 하나뿐인 북 매칭> <산만한 그녀의 색깔 있는 독서> <여백을 채우는 사랑>, 

공저로 <소설, 쓰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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