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을 더 이상 구독하지 않고,
새 글 알림도 받아볼 수 없습니다.
찬 물 털어내고 뜨겁게 만져주어야
북어를 본다
자근자근 두드려 껍질 벗겨내고
본래의 정성 펼쳐놓은 여자
가볍게 제기 위에 누웠다
마른 몸에 올린 술잔이 바다를 부른다
지느러미 돌로 찧어 등에 붙이고
아가미 빠져나가는 바람
비로 내려 나무그릇 진하다
비늘 하나 주워 엄마에게 저어갈 노를 깎는다
잘 말라 가벼운 몸
멀리 갈 수 있어서 좋겠다고
찬 물 털어내고 뜨겁게 만져주어야
식구들 뱃속 뜨끈하게 살린다던 그녀의 신앙
피고름 번진 젖가슴 베어내고
한 그릇 재로 서성이시니
북어는 가른 몸 포개어
큰 절로 젖뿌리 더듬는다
제사상 물리고
북어포를 일으켜 세운다
물결도 없이 돌아가는 물고기 한 마리
푹 고아 탕을 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