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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유 Oct 04. 2024

지속가능한 삶을 꿈꾸는 지구인

민박집의 문화예술 실험기 7. 다양한 이야기로 북적북적한 시골 민박

 올 상반기 마지막 고유살롱은 '헌 옷 새로고침'으로 죽바클에 이어서 해지고 얼룩진 옷을 버리지 않고 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지속가능한 의생활은 어디까지 가능한가 라는 고민에서 나온 기획이다. 속초에서 활동하는 환경운동가이자 미술작가인 김현아 작가님을 모셨다. 그는 아크릴 물감과 마스킹 테이프만 있다면 나만의 취향이 담긴 멋진 옷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고성과 속초 양양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는데 모두 여성이었다. 사랑방에 모인 마을이웃처럼 조잘조잘 사는 이야기 나누며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작업을 했다. 각자 챙겨 온 기름이 튄 티셔츠, 마음에 들지 않는 로고가 크게 그려진 에코백, 오래 입고 싶은 바지에 마스킹 테이프로 테두리 모양을 만들고 그 사이를 아크릴 물감을 손가락으로 콕콕 찍어서 각양각색으로 꾸몄다. 테이프를 떼면 반듯한 모서리가 생겨났다. 그 희열감이란. 작업물을 충분히 말릴 동안 준비한 오일파스텔과 아크릴물감으로 자화상 그리기까지 진행했다. 두 시간이 순식간에 흘러갔다.

 4월 비건테이블, 5월 죽음의 바느질클럽, 6월 헌 옷 새로고침. 숙박 속님들과는 길어야 몇 마디 나누는 정도가 전부였는데, 고유살롱에 참여한 분들과는 다양한 주제와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나눌 수 있어서 자그마한 2인 숙소에 새로운 활기와 이야기들이 머물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런 만남을 통해 앞으로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내가 지켜내고 싶은 가치는 무엇인지 좀 더 깊고 넓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지구에게 늘 미안한 지구인으로서 좀 더 지속가능한 삶을 모색해 보는 일, 그러한 공간을 꾸려보는 일, 그리고 지속가능한 삶의 다양한 방식을 여러 가지로 주변 사람들에게 제안하는 일을 해보고 싶다. 예를 들면 '비건'을 주제로 한다면, 내가 비건 식당을 직접 열 수는 없지만, 이미 잘하고 있는 식당 사장님들께 비건 메뉴 옵션을 제안해 보는 일도 해보고 싶고, 비건 트립이나 캠핑을 열어보고 싶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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