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가진 습관과 사고방식 가운데 가장 잘못된 것 중 하나가 한두 가지의 요소가 큰 변화를 즉각적으로 야기할 것이라 단정 짓는 것이었다. 그 방향성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말이다. 때문에 돌아보면 어릴 적 난 굉장히 멘탈이 약한 아이였다. 사소한 일에도 일희일비했고, 중요한 승부처에서 조금만 변수가 있어도 속절없이 무너졌다. 이후 대학, 군대 등 여러 세계를 지나고, 또 그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마주하며 하나의 수로 판이 뒤집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경험해 보니 점진적으로 좋은 수가 거듭되어 유리한 형세가 생겼고, 잘못된 수가 거듭되어 불리한 형세가 만들어졌다.
오랜 기간 준비한 시험에서 낙제하면 세상이 무너지고 다 끝난 것 같지만 실상은 재정비하여 그다음 기회를 잡으면 한 번에 붙은 것과 크게 다를 바 없음을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단지 그 당시에 커 보일 뿐이다.
밑의 글은 필자가 좋아하는 책인 데일 카네기의 ‘자기 관리론’에 나오는 구절이다. 걱정과 근심이 많을 때 아래에 적힌 방법을 따라 해보길 추천한다. 경험 상 걱정과 근심에서 한 발자국 떨어져 이성적으로 최악의 상황을 그려보면 대부분 ‘생각보다 그렇게 나쁘지는 않네’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뒤에 최악의 경우라는 선을 그어놓고 수습을 시작하면 한결 수월하게 일을 수습할 수 있다. 근심과 좌절에 잠식되어 주저앉지만 않으면 대부분의 경우 길은 있다.
걱정에 대해 알아야 할 기본 지식 2
1.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 무엇인지 자문하라.
2.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면 받아들일 준비를 하라
3. 침착하게 최악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라
반대로 좋은 쪽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것만 있으면, 충족되면 지금보다 훨씬 나을 것 같지만 실상은 현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지와 결과가 별반 다르지 않다. 예컨대 이런 것이다. 공부를 할 때 (요즘 많은 학생들이 사용하는) 아이패드가 있으면 공부할 때 엄청 도움 될 것 같다. 공부할 때 도움이 되는 기능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사용해 보면 종이노트로 열심히 공부할 때와 결과가 별반 다르지 않다.
물론 차이는 존재한다. (그게 돈이 얼만데 ^^) 그러나 결국 강조하고 싶은 건 그 차이가 미미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한두 가지의 조건이 상황을 극단적으로 좋거나, 나쁘게 바꾸지 않는다. 단지, 당신이 그렇게 믿고 싶은 것이다.
#강가 #노을
우리가 주의하고 경계해야 하는 건 눈앞의 사건이 아니다. 경험해 본 바 물체에 관성이 적용되는 것처럼 인간의 감정에도 관성이 있어 부정적인 감정이 부정적인 감정을 낳고, 안 좋은 상황이 안 좋은 상황을 낳는다. 일련의 과정이 반복되면 가속이 붙어 어느 지점부터는 손도 되지 못할 정도로 무너지게 된다. 해서 우리는 눈앞의 사건을 경계할 것이 아니라 그 이후의 일련의 과정을 주의해야 한다.
나는 감정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는 상태에서의 판단을 신뢰하지 않는다. 그저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길만을 관철할 뿐이다. 우리를 희로애락 하게 하는 사건들 대부분은 별거 아니다. 냉정하면서도 희망적이지만 이것이 지금까지 내가 접한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