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는 ‘Mission Understandig’이었다. 한국의 선교회 사역을 소개하는 하는 시간이었는데40분의 강의를 위해 준비한 작업은 영어 실력이 부족한 사람이라서결코 쉽지 않았다.
강의 초안은 한국어로 내용을 타이핑했다. 두 번째는 구글과 네이버를 넘나 들다가 선택한 것은파파고 번역 기능이었다. 파파고가 구글 보다 한국말을 잘 이해했다. 물론 번역기로 강의 내용을 돌렸다고 해서 한 번으로 끝날 수 없기에 문장을 살펴가며 다시 수정해 갔다. 단어의 뜻이 이해가 안 되면 사전을 찾아보았다. 리딩을 하다가 어려운 단어가 나오면 단어 밑에 한국말로 발음을 적었다.
청중을 위해서는 A4 한 장에 중요한 주제만타이핑해서 나누어 주었다.
강의 제목
강의에 들어가기 전, 학생들에게 나의 영어 실력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그들은 내가 영어보다 키스왈리를 훨씬 좋아한다는 것을알고 있었다. 나의 소개를키스왈리로 말하자 학생들의 얼굴에 반가움과 신기함이 교차했다. 마음속으로 첫출발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격적으로 영어 강의가 시작되었다. 발음이 좋지는 않지만 자신감을 갖고 강의 내용을 읽었다. 학생들은 내 말에 귀를집중했다. 너무나 조용히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어서 혹시나 번역한 강의 내용이 잘 못 되었나 싶었다. 지루하다 싶을 때쯤, 키스왈리로 내 강의가 이해되냐?라고 묻자 한 친구가씽긋 웃으며 이해한다고 대답했다.
마음의 여유가 있다면 강의 도중에 재미난 이야기를 하며 질문을 주고받고 싶었지만 그럴만한 실력은 안되었다. 잠깐 한눈이라도 팔면 내용이 뒤죽박죽 섞일 것 같아 조바심이 낫다. 강의하는동안 내 노트와학생들의 얼굴을 번갈아 가며 열심히읽어내려갔지만 이 시간이 끝나길 바라는 마음뿐이었다. 마지막에는 토의 문제를 만들어 두조로 나 누워서 계획을 짜보라며 얼른 자리에서 일어났다.
무엇보다도 학생들에게 고마운 것은 실력이 없는 나의 강의를 집중해서 들어주었다는 것이다. 강의가 끝나고 나면 긴장이 풀려서 두 다리가 후덜덜 할것 같았는데 예상외로 마음에 평화가 찾아왔다.기분을 표현하자면 마치 하늘을 나는 것처럼 내 몸속 깊은 곳에서 에너지가 솟아났다. 오후 내내 부엌에서 거뜬히 일을 하고도 지치지 않아서 잠들기 전까지 글까지 썼다.
이 기분은 아마도 내가 오랫동안 고민하던 부분을 해결했다는 성취감에서 출발한 감정인 것 같다. 늘 뒤로 밀어두었던 숙제를 해냈다는 뿌듯함이라고할까. 그래서 다음 숙제는 거뜬히 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생긴 것이다.
나는 단지 입술을 벌려 최대한 영어를 잘 읽어 보려고 했다.청중이 잘 듣든 아니 듣든 준비한 내용을 읽는 것이 목표였다.사실 강의를 준비하는 동안 뒤로물러서고 싶었다.남편에게 중간에 못하겠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오기로 꾹 참았다. 이번이 아니면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을 것 같았기에 창피를 무릅쓰고 엘리트 대학생들 앞에서 동공 흔들려 가며 강의를 해 낸 것이다. 그래서 나는 " I did it"이라고소리쳤다.
가수임재범 씨가 자신의 이야기처럼 노래하던 비상의 가사가 생각이 난다. 케냐에서 오랫동안날개를 움추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