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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bari Nov 18. 2022

천사 엄마

엄마의 대답

한국에 봄이 왔냐고 묻는 말에

내일은 보름이라고 말하시는 엄마

뒷집 할머니가 한 달 넘게 입원을 했다며

한 걱정을 하시곤 손주들 안부를 물어 온다

건강 잘 챙기시고 식사 잘 드시라고 했더니

괜찮다, 괜찮다 나는 괜찮다 하시며

손 잘 씻고 마스크 쓰라며 당부를 하신다       


부모님 생신에 미역국 한번 못 끓여 드렸다

본토 아비 집을 떠나온 세월이 15년

사역자로 살아가는 자식에게  

서운한 마음이 있을 법도 한데

한 번도 싫은 소리 안 하시고

괜찮다, 괜찮다 나는 괜찮다 하시며

한국에 있는 가족은 걱정 말라하신다  

        

3남 1녀 자식 중에 막내인 나는

엄마의 하나밖에 없는 딸이다

다른 집은 딸 때문에 비행기를 탄다는데

여태껏 제주도 여행 한번 못 시켜 드렸다

딸이 사는 곳에 왔다 가시라고 말씀을 드려도

괜찮다, 괜찮다 나는 괜찮다 하시며

오히려 큰 돈을 보내주셨다     


일요일 오후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으니

입마개 잘 쓰고 예배 다녀왔다고 하신다

팔순을 훨씬 넘기신 나이에도 곱게 화장을 하고

검게 염색한 머리카락을 단정히 빗고

교회에 다녀오셨을 울 엄마

괜찮다, 괜찮다 나는 괜찮다 하시는

엄마는 하나님이 보내주신 천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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