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소리
내 깊은 곳에서
슬픔인지
그리움인지
스산한 감정이 올라온다
가만가만히
내 마음속을
들여다보니
그날들이 기억이 난다
중고등학교 시절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버스에 내려 기찻길을 넘으면
끝이 안 보일 정도로 드넓은 논이
신작로 양쪽으로 펼쳐져 있었지
2월의 매서운 바람을 맞으며
그 길을 걷다 보면
따스한 엄마 품이 그리워
발걸음은 빨라지고 말았지
오늘처럼 세찬 바람이 불면
내 깊은 곳에서
슬픔인지
그리움인지
그 신작로의 들판이 가물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