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요태의 특성을 살펴보니 앞으로 옆으로 뻗어나가면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덩굴 뒤쪽에서 열매를 수확하면 초록색이던 잎이 누런색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밑동이 잘린 줄기는 낮엔 뜨거운 해를 받다가 저녁엔 세찬 비를 맞는 바람에 잎사귀가 보기 흉하게 쪼그라들면서 거뭇거뭇해졌다. 6개월 동안 아침저녁으로 연두색 차요태 열매를 관리하면서 이리저리로 살폈건만 이젠 누런 떡잎이 눈에 거슬리기만 한다.
과감히 차요태 밑동을 잘라버렸다. 1주일이 지나자 잎사귀가 바스락거릴 정도로 수분이 날아가버렸다. 세 달 전에 많은 열매를 맺은 차요태 밑동을 잘랐다. 까맣게 잊고 지내던 차요태에서 어느 사이에 다시 새싹이 나오는 가 싶더니 금세 덩굴이 자라 오른다. 차요태 덩굴이 빗물을 머금고 무럭무럭 사방팔방으로 뻗어 나간다. 새삼스럽게 차요태의 생명력이 엄청 강하다는 것을 느낀다.
4월 22일(월), 감사 일기
1. 밑동이 잘렸지만 다시 새싹이 올라오는 차요태의 강한 생명력을 보면서 한 가지를 배운다. 사람 또한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으면 새롭게 인생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H가 자신에게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기대가 되고 설렌다라던 그 말, 나는 그녀의 고백에서 강한 생명력을 느꼈다. 그녀의 긍정적인 생각과 말에 감사.
2. 육개장을 만들고 토란대와 땅콩을 볶았다. 점심엔 소면 없이 골뱅이 야채무침과 저녁엔 애호박 부침개를 만들었다. 기쁨으로 요리할 수 있어서 감사.
3. 이번주에 해야 할 일들을 점검하고 준비를 했다. 무엇인가 생각하고 계획할 수 있어서 감사.
4. 문득 케냐를 떠난 H가 생각이 나면서 눈물이 찔끔 난다. 아무래도 정이 들었나 보다. 그래, 그리워하고 싶을 때 맘껏 그리워하자.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을 감사하자.
5. 정전신경염을 앓았던 남편의 몸이 회복이 되었는지 정원을 열심히 관리한다. 남편이 건강해져서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