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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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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ra


도라지 도라지 백도라지 심심산천에 백도라지 한 두 뿌리만 캐어도 대바구니에 철철 넘친다.


나는 식감이 아삭하고 쓴맛이 약간 나는

도라지 무침을 좋아한다.

부모님이 오랫동안 과수원을 하셨는데

가지가 아래로 늘어진 먹자두나무

근처에 도라지가 자랐다.

어렸을 땐 보라색과 흰색의 도라지 꽃이

풍선껌처럼 빵빵해지면

엄지검지손가락으로 터트리며 놀곤 했다.


89세의 아버지는 바깥마당의 땅이 있는

작은 공간에 도라지를 키우신다.

두 해를 땅속에서 뿌리를 내려야 만이

수확이 가능한 도라지.

올해에도 텃밭에 꽃을 피운 도라지는

그 옛날 과수원에서 꽃을 피우던

그 종자인 듯싶은 것이

정겹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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