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중년미니멀가족그림일기 3》에서 또 만나요
우리는 2014년에 결혼해, 지금 11년 차 부부가 되었다.
나는 38살, 남편은 45살에 늦깎이로 결혼했다.
늦은 나이에 만난 탓인지, 고집도 세고 다툼도 잦았다.
남편과 나는 성격도 정반대다.
MBTI로 보면 남편은 ISTP, 나는 INFJ.
그는 현실적이고 사실 중심적이며,
나는 미래지향적이고 이상을 좇는다.
남편의 눈에 나는 뜬구름 잡고 감정적인 사람으로 보였을 것이고,
내 눈에는 남편이 세상을 효율의 잣대로만 재는 비인간적인 AI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
이렇듯 서로 맞지 않는 두 사람이 함께 살아간다는 건,
어쩌면 기적 같은 일이다.
마흔이 되었을 무렵, 우리는 3년 동안 시험관 시술을 했지만
결국 아이는 오지 않았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유방암이 찾아왔다.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폭풍처럼 눈물을 쏟았다.
그 시절의 나는, 아이만이 우울한 결혼생활의 돌파구가 될 거라 믿었었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내 인생은 이제 회복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을 때,
문득 내 옆을 바라보았다.
조용히 앉아 있던 남편이 보였다.
그제야 깨달았다.
남편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내 곁을 지켜주고 있었다는 걸.
상상 속에만 머물던 나를 현실로 끌어내 준 사람,
삶의 작은 행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알려준 사람도 남편이었다.
서로의 다름은 단점이 아니라,
서로를 보완하는 또 하나의 장점이 될 수 있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우리의 시간을
글과 그림으로 기록하기 시작했다.
《중년미니멀가족그림일기2》를 마무리하며,
이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다.
삶은 멈추지 않는다.
다투고, 지치고, 울다가도
결국 다시 일어나 살아가게 된다.
그리고 우리 부부처럼,
각자의 다름을 껴안으며 하루하루 소확행을 이어가는
가족이 많아지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그리고, 중년미니멀가족그림일기》는 계속될 거예요.
《중년미니멀가족그림일기 3》에서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