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세 아이 육아기
아침에 일어나기 싫어 뭉그적대는데 내가 자는 딸내미 방에 둘째와 셋째가 우르르 들어왔다.
"아빠, 안 일어나?"
딸의 닦달에도 오늘따라 유난히 피곤하여 엎드린 채 한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한 손은 길게 늘어뜨렸다.
그때, 장롱 아래 붙은 서랍장 앞에서 자기 옷을 꺼내려던 막내가 팍 하고 쪼그려 앉았는지 내 손안에 뭔가 동그란 물체가 와닿았다.
- 뭐지, 이 귀여운 생명체는?
요새 큰아이가 막내에게 자주 쓰는 말이 떠올랐다.
이제는 제법 커서 한 손에 엉덩이 두 짝이 다 들어오지는 않지만, 그래도 우리 집 귀염둥이 막내와 아침부터 스킨십은 운수 좋은 일이다.
당신은 하루 중 운수(재수) 좋은 일이 몇 번이나 일어나는가?
나는 반드시 한 번은 있는데, 아침 식사로 딱 하나 먹는 달걀의 껍질이 한 번 만에 벗겨지거나 아내와 탁구 할 때 네트에 걸렸던 공이 살짝 망설이며 외줄 타기 하다가 상대편 진영으로 넘어가는 경우 등이다.
또는, 아침 출근길 '신호빨'이 좋으면 글자 그대로 '유연'한 출근이 가능하기도 하고, 늘 가던 커피숍이 문을 닫아 다른 곳에 갔는데 하필 그날 '아아'가 2천 원 행사 날이라던가 할 때도 있다.
아침에 막내아들 엉덩이가 한 손에 들어오는 행운이 있었으니 오늘도 운수 좋은 날이 되었으면 좋겠다.
사실 자기 운은 자기가 만든다.
매사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그게 바로 자기 운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갑자기 비가 온다.
어제 세차할 뻔했는데, 오늘 정말 억세게도 운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