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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보기

by 미니작업실

대체로 사람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보다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고 호주머니 속에 가득 넣을 수 있는 것을 원한다. 그래서 이런 글을 보러 온다는 것, 그리고 실제로 이해한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영역에 대해 어느 정도 감각이 있는 사람일 것이다.


모두 거울 속에 비친 얼굴을 보기 바쁠 때, 얼굴과 거울, 그 사이 공간, 얼굴 속 내면까지 꿰뚫어 보려 애쓰는 사람일 것이다. 꿰뚫어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유하고 자신을 거듭 다듬고 쇄신하려 하는 하는 모습은 누가 봐도 기특하고 멋진 일이다.

그렇지만 자신을 그렇게 보는 게 꽤나 용기가 필요하고 실행이 되고 그게 일부분이 되기까지 단련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분별심 가득한 눈은 세상을 볼 때 분별심이 덧칠한 모습으로 보인다.

그렇듯 거울로 자신을 들여다볼 때 분별심으로 덧칠한 자신이 보인다.

처음엔 거울 닦기를 열심히 할 것이다. 거울에 뭐가 묻은 줄 알고 거울만 들여다보다가 거울에 비친 자신을 자각하고 그렇게 자신을 열정적으로 꾸며볼 것이다. 눈앞에 수많은 분별의 렌즈가 있는 줄 모르고.


이목을 끌고 사람들이 인정하는 것들로 주변을 쌓아보기도 하고 자신을 있는 힘껏 특정 위치로 올려보기도 한다. 그럼에도 원하는 모습이 잘 이루어지지 않거나 이뤘다고 해도 실적이 미미하다.

바닥을 파고 하늘을 뚫어보고 자신을 둘러싼 수많은 유리벽을 부숴보고 나서야 내 힘만으로는 이 틀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자각한다.


그때야 말로 보이지 않는 영역에 기웃거리게 된다.

저절로 기도도 나오고 시키지 않아도 간절함이 생긴다.

그러다 그마저도 잘 이뤄지지 않는다.

정말 온전히 이기심의 의도가 쉬어질 때, 그때서야 자신을 마주하게 된다.


텅 빈 우주 한가운데에 존재함만 남은 모습으로 보인다. 그 자리는 본성자리이다.



텅 비워진 자신을 자각한 그 눈으로 자신을 다시 바라봐야 한다.

월적 시각으로 보는 시선으로 보는 거울을 발견할때, 그때서야 보게 되는 내 모습과 내 세상은 또 다른 세상이 된다. 특정 기업의 소유가 아닌 누구나 알 수 있고 인식할 수 있는 '메타버스'.

이것이 진정으로 '메타버스'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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