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분노폭발

회사가 노래방이냐

by belong 빌롱

A씨는 사무실에 들어 오자 마자 화들짝 놀랐다. R씨가 A씨에게 악을 지르며 소리쳤다.

선생님! 팀장님한테 얘기 들었어요. 어제 전화해서 저에 대한 불만을 얘기했다구요!

왜 나한테 말하지 다른 사람한테 얘기를 해요? 나는 뭐 A씨한테 불만 없는 줄 알아요? 나도 쌓인 게 많아요!

A씨는 황당했지만 어찌 할 줄 몰라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그랬더니 R씨는 눈에 불을 켜며 코 앞에 다가와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세요! 내가 지금 머리 끝까지 화난 거 안보여요?"

회사 분위기 흐리게 할 때마다 평소 R의 그런 성격이 좋은 거라며 부추기는, 제일 나이 많은 선생님 한명은 공평한 척 하지만 속으로는 R편 들어주는 게 다 보이게끔 또 부추기고 있었다.


A씨는 유치원에 근무하고 있는데 차량이 온다는 말을 듣고 아이들 하원 시키려 부랴부랴 1층으로 다른 반 선생님 R씨와 내려 갔다. 근데 차량이 제 시간에 오지를 않았다. 그랬더니 R이 다가와 눈 똑바로 뜨고 삿대질하며 차량이 온다고 할 때 내려와야지 미리 내려 와서 기다리는 게 어디있냐고 고함을 질러 댔다. 그러더니 퇴근할 때 빙그레 웃으며 인사했다.


팀장과 A씨가 점심을 같이 했다. 회사에 대해 불만있는 거 다 털어 놓으라고 하면서 일부러 커피숍까지 먼저 가자고 했다. 그래서 어제 일어난 R의 몰상식한 행동에 대해 말했다. 그래서 팀장은 본인한테 직접 전화해서 얘기해 보라고 하고 마무리 지었다.


A는 R이 한두번도 아니고 자기 멋대로 하는 성질에 진절 머리 났지만 굳이 전화까지 해서 따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다음날 아침, 팀장이 R한테 그 사실을 말한 거였다. 출근 하자 마자 벌어진 난동에 하루 종일 몹시 기분이 상했다. 바로 옆 자리인 R이 황당한 듯 물었다. "도너츠 혹시 먹었어요?" 자기가 출근길에 개수대로 사온 도너츠가 A가 안 먹으면 하나 남았을 텐데 없다면서 그런 일 있고 자기가 사 온 도너츠를 먹었냐고 묻는 거였다.

너무나도 유치하고 수준 떨어지는 그녀의 물음에 표정 없이 아니라고 했다.

복도를 지나치는데 팀장이 아까 아침 난동 사건에 자리에 없었던 J선생님 반에서 얘기하다가 눈이 마주치니 피했다.

A가 쩔쩔맸다는 걸 들은 J도 A를 무시하기 시작했다. 회식할 때 회전초밥집에서 접시를 골랐는데 "그거 비싼건데"하며 비꼬며 얘기하고 자주 뒤에서 비웃으며, 무슨 말하면 노려보고 태클 걸고 자기 일거리인데 마치 모두의 일인 것처럼 다른 사람한테는 안 시키면서 A한테는 해야 한다고 강요했다. 그럴때마다 다른 선생님한테 J샘이 도와달래요 하면서 일거리를 나누었더니 찔리는지 빤히 쳐다보았다고 한다.

자기가 예전 커피숍알바할때 손님 쥬스에 가래침 뱉고 주었다며 웃으며 말하는데 A씨 빼고 모두가 웃었다고 한다.

그 유치원 교사들 수준을 알겠다.


* 나의 수필집을 (나에게 다정하게 말 걸어준다면)보고 감정 조절이라는 제목의 내가 목격한 지하철 사건을 읽으시고 내 SNS DM을 통해 같은 일을 겪은 피해자라고 글을 써주셨다.

나의 첫 수필책을 보고 감명 깊었다고 하시면서 내 글에 공감을 많이 해주시고 연락까지 해주신 것에 대해서 너무나도 감사하고 어떻게 보답해드려야 할지 몰랐다. 그래서 위 글에 A독자님께 허락을 구해서 이 글의 내용을 바탕으로 재연해 보았다.


* A는 졸업하고 이 진로가 맞지 않다는 걸 알지만 경험을 쌓기 위해 해봤다고 한다. 처음 해보는 일이라 일할 때마다 팀장에게 자세하게 물으며 했다고 한다. 그런데 팀장이 여러 선생님들 앞에서 A씨는 모든 걸 다 일일이 말해줘야 한다며 어떤 날은 누가 들어도 못 알아듣게 귀찮은 듯 말을 빨리하고 끊는 등 무례하게 굴었다고 한다. 일 못하지만 사장이 좋아한다며 비꼬고 사장이 월급 올려줬겠지 하며 시기심을 드러냈다고 한다. A는 애초에 오래 일할 생각없어서 관심 없다는 걸 표현하고 마무리 지었다고 한다.

연륜있는 선생님은 또 새로 오신 차량 선생님한테도 버럭 소리를 질러 온지 2주되었는데 가정에 문제가 있다는 핑계로 그만두었다.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심각하게 무례하고 철 없는 사람들로 똘똘 뭉쳤다.



* J는 짐 챙겨서 나가는 A한테 뭐가 들었는지 왜그렇게 가방이 뚱뚱하냐며 다른 물건 갖고 간 거 아니냐고 마지막 날 까지 심한 몰상식함을 드러냈다고 한다.

1년 동안 너무 수준이 안 맞는 사람들과 일을 했으니 끔찍히 괴로웠다고 한다.



결론: 적성과 맞지 않으면 안하는 게 맞는 거다. 팀장이라는 사람이 자격과 책임감이 없다.

본인이 먼저 사적인 대화를 유도했고 팀장으로서 들어 주면 되는 건데 그걸 당사자한테 말할 필요는 당연히 없다.

분명 인과응보에 법칙에 의해서 큰 벌을 받을 거다.

회사는 각자 너무나도 다른 환경에서 살던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기에 아주 운이 좋지 않는 이상 안 맞는 게 정상이다. 목소리 큰 사람 편을 들어 주는 사람이 있다. 그래야 편할 것 같아서인데 사실 나중에 다 후회하게 된다. 나이 많은 사람도 자기가 연륜이 있는 데 철 없는 행동하면 부끄럽고 창피한 줄 아니까 두루두루 보살피는 척 하면서 은근히 목소리 큰 사람 즉 힘이(쓸모 없는 깡통 힘)있는 사람 편 들어 주는 거다.

비겁한 짓 해놓고 자기네들끼리 그게 멋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약자이자 쓰레기인 것이다.

R이 하듯 사회 생활을 그렇게 하는 자는 없다. 사과는 R이 A에게 해야 하는 것이다. 자기 맘대로 내키면 화내고 또 없었던 일로 하려고 빙그레 웃으면 상대의 기분이 가라앉나?

회사 분위기가 그렇다면 리더가 똑똑하지 못한 거다. 그러니 아랫 직원들이 자기네들 맘대로 막나가지.

한 명이라도 똑바르게 그런 행위를 지적 했더라면 분명 그 똑똑한 사람 쪽으로 기우는 사람이 있을 거다. 하지만 환경이라는 게 참으로 중요한 거다. 모두가 그러니 물 드는 수밖에.

다시 말하지만, 환경이 참으로 중요하다.

어느 한사람이라도 정의로운 사람이 있다면 최소한 그 행위가 옳은 게 아니라는 것 자체는 알텐데, 더 나아가 목소리를 낼 줄 안다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거다.


비정상적인 사람들만 있는 곳에 정상적인 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그들의 눈에는 비정상적인 사람으로 보이는 것이다.

여기에서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리더가 평소 똑똑하지 못하면 부하 직원들이 고삐 풀어 놓은 망아지처럼 경거망동 하는 거고 거기다 그게 잘못된 건지도 모르고, 나머지 사람들도 목소리 큰 사람 편에 서는 성숙하지 못한 조직이 되는 거다. 좋은 회사에 들어 가는 것도 운이 따라야 한다.


당연히 오래전 일이라도 끔찍한 트라우마가 생겼으니 기억이 날 수 밖에 없다.


분노를 폭발하는 사람에게는 이성적으로나 논리적으로 대응하는 게 불가능하다. "네 그렇군요" 하든지 필요하다면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것도 통하지 않는 R같이 몰상식한 사람이라면 피하는 게 상책이지 않을까.


R이 A에게 하나의 불만이 있다면 A는 그런 R에게 억 개가 있겠지.

똥이 더러워 피하는 거지 무서워 피하는 게 아니다.

싸우면 같이 똥 튀기는 거라 싸우고 싶지 않은 거다.

그런 수준 낮은 사람들과 상대 자체를 하고 싶지 않은 거다.

같은 등급의 사람이 되고 싶지 않은 당신은 선하고 품위 있는 사람이니까.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