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2: 「하루살이」 레시피
어제와 내일을 잊은 오늘, 16시간
쓸데없는 걱정들
"우리가 하는 걱정거리의 40%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사건들에 대한 것이고, 30%는 이미 일어난 사건들, 22%는 사소한 사건들, 4%는 우리가 바꿀 수 없는 사건들에 대한 것들이다. 나머지 4%만이 우리가 대처할 수 있는 진짜 사건이다. 즉 96%의 걱정거리가 쓸데없는 것이다." 어니 J. 젤린스키는 본인의 저서 '느리게 사는 즐거움'에서 위와 같이 말했습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우리 삶의 96%는 쓸데없는 걱정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리고 그 96% 중, 적어도 70% 이상은 현재가 아닌 과거나 미래에 대한 걱정입니다. '삶'을 순간의 연속이라고 정의한다면, 우리는 그 순간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어야 진정 살아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과거의 일을 후회하고 미래의 일을 걱정하느라 현재를 온전히 누리지 못합니다. 눈앞에 맛있는 음식이 가득 차려져 있어도, 우리는 잡념에 빠져 음식의 맛도 제대로 느끼지 못합니다. 가족과 함께 있을 때에도, 우리는 걱정에 사로잡혀 그들과의 소중한 시간을 충분히 즐기지 못합니다. 어쩌면 그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그들과 함께할 수 있는 마지막 순간이 될지도 모르는데 말입니다.
쓸데없는 걱정들로 인해 우리의 에너지는 분산됩니다. 한정된 체력과 정신력이 무가치하게 소모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즐겨야 할 것들을 즐기지 못하고, 느껴야 할 것들을 느끼지 못하며, 해야 할 일들을 하지 못합니다.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삶 속에 죽어 있는 셈입니다.
우리는 이제 쓸데없는 걱정을 멈추고 현재에 집중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현재에 집중하는 것은 삶의 의미를 발견하기 위해서도 중요하지만, 의지박약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도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한정된 에너지를 '지금 이곳'에 집중시켜야만 우리는 하루를 충실하게 보낼 수 있습니다. 우리에겐 과거를 후회할 여유도, 미래를 걱정할 이유도 없습니다. 오직 오늘 하루만을 생각하며 살아야 합니다.
오늘 하루만 산다
오늘 하루만 사는 법을 배우면 우리 삶은 크게 변화합니다. 스트레스는 감사함으로 바뀌고, 무거운 마음은 깃털처럼 가벼워지며, 잡념 없이 해야 할 일들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고민하던 대부분의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어 '그동안 왜 이렇게 살았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해방을 느끼며 하루를 살 수 있습니다. 당연한 결과입니다. 그동안 문제라고 여겨왔던 것들이 우리의 관심 밖으로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조지 버나드 쇼(George Bernard Shaw)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일은 자신의 태도를 바꾸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쓸데없는 걱정들'로 삶을 채우던 소모적인 태도를 버리고 '오늘 하루만' 살기로 결심할 수 있습니다. 과거나 미래에 대한 걱정을 의식적으로 차단하고, '오늘'이라는 현재에만 집중하며 살아갈 것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내가 TV를 보겠다고 결심하면 내 눈이 TV를 보듯, 내가 오늘을 살겠다고 결심하면 내 마음이 오늘에 머뭅니다. 결단을 내리는 순간, 우리의 마음 상태는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합니다. 결단은 단순한 생각의 전환이 아니라, 무의식에 보내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만 사는 것은 '깃털처럼 가벼운 마음'을 가지기 위한 전제조건입니다. 무거운 마음상태를 초래하는 것이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걱정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하루만 생각하면 우리의 과제는 단순해집니다. 어제의 아쉬움은 잊고,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하며, 단지 '오늘 내가 하기로 정한 일'만 생각하면 그만입니다. 태도의 변화가 이루어져야만 우리는 깃털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충실한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습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이 읽힌 책인 성경(The Bible)도 우리에게 이와 같은 태도의 변화를 권유합니다.
"그러므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할 것이요, 한 날의 괴로움은 그날에 족하니라" [마태복음 6장 34절]
온전한 16시간
오늘 하루만 산다는 것은 '신경 쓰는 시간의 범위'를 하루 24시간 중 수면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약 16시간으로 한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제와 내일에 관한 것은 전부 잊고, 오직 '내가 오늘 하기로 정한 일'만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세우는 대부분의 목표는 달성하는데 몇 개월 혹은 몇 년이 걸리는 장기 목표입니다. 우리는 목표를 세운 뒤 무의식적으로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투입해야 하는 노력의 총 양을 파악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예를 들어, 토익 900점을 목표로 한다면, 두꺼운 LC 교재 및 RC 교재와 단어장이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문제는 이러한 생각 만으로도 우리의 마음은 매우 무거워진다는 사실입니다. 보통 우리는 매일 같이 목표에 대해 생각하므로, 우리는 매일 같이 무거운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 셈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신경 쓰는 시간의 범위를 하루로 한정하여, 마음의 짐을 줄이고 효율적인 노력을 지속할 수 있는 심리적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노무사 자격증 취득'이라는 목표를 세웠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오늘 하루만 산다는 것은 '공인 어학성적을 취득하고, 노동법ㆍ민법ㆍ사회보험법ㆍ경제학개론을 공부하여 제1차 시험에 합격한 뒤, 또다시 노동법ㆍ인사노무관리론ㆍ행정쟁송법ㆍ민사소송법을 공부하여 제2차 시험에 합격한다'라는 계획을 머릿속에서 지우고, '오늘은 영어공부 30분, 민법공부 1시간 하는 날'이라는 사실만 기억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바디프로필 사진 찍기'라는 목표를 세웠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오늘 하루만 산다는 것은 '첫 2달 동안 식단을 조절ㆍ유산소 운동을 병행하여 15KG을 감량한 뒤, 다음 3달 동안 각 근육 부위 별 고강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진행해 벌크업을 하고, 마지막 1달은 수분을 줄이고 셰이핑 운동을 해 완벽한 몸을 만들겠다'라는 계획을 머릿속에서 지우고, '오늘 아침 식사는 사과 1개로 때우고, 점심에 러닝 30분 한다'라는 사실만 기억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오늘 하루만 산다는 것은 내가 오늘 하기로 정한 일 이외에는 생각하지도, 걱정하지도 않음으로써 같은 양, 같은 일을 하더라도 가볍고 부담 없이 해낼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가 하루 동안 해 낼 수 있는 일은 몇 가지 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단지 그 몇 가지만 기억하며 하루를 보내면 됩니다.
관성에 대처하는 법
오늘 하루만 살겠다고 결심하더라도, 쓸데없는 걱정의 유혹은 생각보다 자주 찾아옵니다. 나도 모르게 과거와 미래의 일들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그동안 살아왔던 패턴의 관성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또다시 쓸데없는 걱정에 빠져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면, 그저 '지금 쓸데없는 걱정을 하고 있구나'라 인식하고, 이를 인정한 뒤, 다시 마음의 시선을 지금 이 순간으로 슬쩍 돌리기만 하면 됩니다. 마치 길을 걷다가 잠시 다른 생각에 빠져 잘못된 길로 들어섰을 때, 그 사실을 깨닫고 다시 돌아오면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인식하고, 인정한 뒤, 다시 돌아오는 것이 전부입니다.
쓸데없는 걱정의 관성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신의 마음상태를 수시로 파악하고 점검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평소 우리는 몸이 반응하는 대로 살고 있습니다. 과거에 대한 후회가 밀려오면, 그 생각에 빠져 괴로워합니다. 미래에 대한 걱정이 밀려오면, 그 생각에 빠져 두려워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이 떠오를 때 '지금 쓸데없는 걱정을 하고 있구나'라고 인식하면,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합니다. 그 생각에 빠지지 않고 지금, 이 순간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인식하는 습관을 기르는 데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명상'은 수많은 이들을 통해 그 효과가 검증된 매우 훌륭한 방법입니다. 명상을 하는 동안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몸 상태를 관찰하고, 스스로의 호흡에 집중하며, 떠오르는 생각들을 인식하는 연습을 합니다. 즉, 명상은 우리 스스로를 객체화하여 인식의 대상으로 치환하는 연습의 과정입니다. 명상을 통해 자신을 인식하는 것에 익숙해진다면, 쓸데없는 걱정에 빠졌을 때도 재빨리 현재로 돌아오는 법을 터득하게 됩니다.
마치며
오늘 하루만 산다는 것은 더 이상 과거나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삶을 허비하지 않겠다는 삶의 태도입니다. 내가 오늘 하기로 정한 일을 존중하고, 오직 그 일에만 신경 쓰겠다는 나와의 약속이자,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을 충실히 살겠다는 의지의 표명입니다. 오늘 하루만 산다는 것은 쓸데없는 걱정에 휘둘리지 않고, 내가 삶의 주인이 되어 적극적으로 이끌어가겠다는 용기 있는 선택입니다.
이번 주 미션은, 오늘 하루만 사는 연습을 해보는 것입니다.
전날 밤이나 당일 아침, 그날 반드시 해내고 싶은 과제를 몇 가지만 정하세요. 연습 기간이므로 15분 걷기, 독서 15페이지 등과 같이 간단하고 쉬운 과제일수록 좋습니다. 과제를 수행하며 어떤 생각이나 감정이 떠오르면 그 생각이나 감정을 인식해 보세요. '내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구나'라고 느끼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만일 그 생각이 과거에 대한 후회나 미래에 대한 걱정이라면, '지금 쓸데없는 걱정을 하고 있구나'라고 인식한 뒤, 즉시 그 생각을 거부하고 지금 하고 있던 일로 다시 마음의 시선을 돌리세요. 오늘 나에게 허락된 16시간이 내 인생의 전부이며, 오늘 하기로 정한 일이 내 삶의 전부라는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세요.
이 연습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것은 '오늘 하루만'을 생각하며 살았을 때의 가벼운 마음과, 가벼운 마음이 삶에 가져다주는 강력한 효과를 직접 경험하는 것입니다. 일주일만 연습해도 '오늘 하루만 살기'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꼭 함께 연습해 주세요!
이번 화를 마지막으로 기본 과정을 마치고, 다음 화부터는 심화 과정으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실제로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을 세우고, 과제를 수행하며 의지박약과 싸워볼 것입니다.
다음 화까지, 열린 마음으로 가볍게 따라와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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