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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OODYK Aug 28. 2021

가을 풍경이 가르쳐준 삶의 가치

가을 풍경을 마음에 담다.


한적한 수풀 길을 걷고 있노라면 지나온 시간들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숲 속길에는 장대 키의 나무들과 수풀들이 우거져 있다. 신선한 공기가 바람을 불러오고 어디서 날아왔는지 새들은 자신들의 비밀들을 나무들에게 공개한다.


 풀 벌레들은 종종걸음으로 신나게 여행을 하고 햇볕은 나무 우산의 작은 틈 속으로 자신의 얼굴을 내민다. 가는 빛줄기는 숲 속의 낭만을 더욱 부추긴다. 길에 앉아 있는 돌들은

멀어져 가는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를 아쉬워하며 서로를 위로한다.


낙엽은 소리를 내지 않는다.


숲 속 누구의 잠도 깨우지 않으려고 사뿐히 자신의 자리를 잡는다. 그 숨소리 없는 낙엽 위로 네 박자의 화음이 숲 속으로 울려 퍼진다.

사람들은 가을의 오고 감을 숲 속의 색깔로 알아차린다. 어느새 나무 옷들은 갈색으로 변해 있고 풀 숲의 공기는 사람들의 얼굴에 차가운 낙서를 하고 간다.


빛줄기에 비춘 그의 얼굴은 해맑은 아이들의 얼굴

같다. 다시는 볼 수 없을 것 같은 천국의 풍경들이 우리 앞에 펼쳐진다. 사람들의 감성은 굴곡이 심하다. 인간의 감성은 찡그리고 미소 짓고, 반복적인 사이클을 탄다.


 가을은 어떨까?


가을은 우리의 감성을 너무 잘 반영한다. 찡그린 인간의 감성을 미소로 만들어 주고 미소진 인간의 감성을 아픔으로 보듬어 준다.

가을 들녘을 거니노라면 가슴이 너무 시원하다.


노란 이불속에 몸을 던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멀리서 바라보는 들녘은 누가 똑같이 가위질을 한 것처럼 너무 잘 정돈되어 있다. 하지만 다가선 들녘은 하나하나의 쌀알들이 영글어져 벼 줄기마다 자신들만의 자태를 드러낸다. 여름의 푸르름과 더위를 이기고 자란 그들의 성숙함은 나를 고개 숙이게 한다. 서늘한 바람이 옷깃을 스 치면 들녘의 벼 이삭들은 서로의 얼굴을 비비며 사랑을 영글어 간다.

밀짚모자 아저씨들은 들녘 곳곳에서 새들이 속삭이는 소리를 들으며 동네방네 소문을 퍼뜨린다. 그러면 사람들이 몰려와 그들을 동네에서 내쫓는다. 새들은 정말 시끄럽다. 뭐 그리 세상에 할 이야기가 많은지 밀짚모자 아저씨가 말려도 자기네들만 좋다고 끽끽거린다.


물장구치던 아이들은 물속에서 전달되는 차가움의 감촉에 놀라 다시는 물에 발을 담그지 않는다.


아이들은 그래도 물이 자신들에게 차갑다고 미리 이야기해주지 않은 것에 서운한 지 손으로 세차게 물 표면을 친다.


가을의 풍경은 너무나 평화롭다. 그리고 사랑스럽다. 이런 잔잔함 속의 추억은 우리 가슴속에 더욱 깊게 남을 것이다.

 사람들은 가을을 전설의 계절이라 한다.


 올 가을 우리의 추억들이 잊지 못할 전설이 되었으면 한다.


four seasons of life 중 by woodyk



https://brunch.co.kr/@woodyk/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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