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동경했던 사람들
항상 단단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었다. 잘 무너지지 않고, 꾸준히 자기만의 길을 개척하는 사람들을 동경했던 것이다. 이런 사람들을 부러워했던 이유는 사실 내가 잘 무너지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많은 친구들이 생각하는 나는 자신감이 넘치고,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다. 나의 이런 면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 나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다른 면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나는 끝까지 해내는 사람은 맞지만, 그 과정 동안 잘 흔들리는 사람이기도 하다. 또 내 생각이 확고 하긴 하지만 동시에 생각과 걱정이 많고, 불안감을 잘 느끼는 타입이다. 그러니 작은 것에도 잘 흔들리고, 어떤 일이 생겼을 때 혼자 동굴에 들어가듯 잔뜩 움츠려 들기도 한다.
나의 입체적인 모습들을 너무나 잘 알기에 그동안 내가 진짜 단단한 사람인지에 대해 의문을 가졌던 것 같다. 하지만 생각이 바뀌었다.
진짜 단단한 사람은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아니다. 흔들리는 일 속에서 곧바로 중심을 잡을 수 있는 사람이 진짜 단단한 사람이다.
일상은 우리를 흔들리게 하는 것들로 가득하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그렇고, 사회적 목소리가 그렇다. 또 나랑 다른 길을 선택한 사람들이 그렇고, 막막한 미래가 그렇다. 심지어 나 스스로가 나를 흔들리게 하기도 하는데, 나의 부정적인 감정이나 지쳐버린 몸과 마음이 그렇다.
어찌 이런 것들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흔들린다는 것은 여전히 고민하고 있다는 증거이고, 가장 현명한 길을 찾고 싶어 하는 내 솔직한 욕망이다.
흔들린 다음 잡은 중심은 더욱 견고하고, 더욱 굳건하다. 이제는 흔들리지 않는 사람보다 흔들려도 곧바로 중심을 잡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구체적으로 내 감정과 욕구를 빠르게 캐치하고, 현명한 선택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고 싶다. 타인의 욕구와 나의 욕구를 분명히 구별하고 나만의 길을 만드는 사람이고 싶다.
그리고 사실 나는 이미 그러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