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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윤 Apr 09. 2024

오늘 : 축제 단상

2024. 4. 9.

1.

축제가 시작된 지 4일이 지났다. 축제행사는 토일 양일간 진행되었다. (앞으로도 토일을 중심으로 축제행사가 치러지니까 시끌벅적한 분위기를 좋아하면 그때를 고르시면 된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지난 토요일, 일요일에는 넘쳐나는 관광객으로 녹초가 되었다. 지금은 축제기간이지만 평일이라 나름 한가함을 되찾았다고 볼 수 있다. 개다가 어제는 간조기간이라 근무도 3시에 끝났다. (근무가 단축되었다고 좋아하는 이 마음.^^)


2.

축제 첫날은 제주도에 있는 지역인사들이 많이 참석하는 개막식을 오프닝행사로 진행했는데, 모든 개막식이 그렇겠지만 정말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지루하기 이를 데 없다.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 인사소개, 개막인사, 돌아가며 축하인사, 개막식 테이프 커팅. 게다가 인원동원까지. 이런 행사를 참가하며 늘 생각하는 바이지만, 좀 재밌고 참신하고 흥겹게 치렀으면 좋겠다. 말 그대로 축제 분위기를 띄우는 행사로 치르면 얼마나 좋을까?

3.

그래도 축제는 축제라서, 소라낚시에 관광객들이 몰리고, 음식점에도 사람들이 넘치고, 청보리 축제상품(청보리쌀, 미숫가루, 보리차) 뿐 아니라 수산물 할인도 하니 축제기간에만 누릴 수 있는 혜택이 있다. 마을의 수익사업이라 작은 마을을 돕는다는 마음으로 많이 구매해 줬으면 좋겠다. 아참, 보물 찾기도 진행하는데, 가파도 특산물이 상품이 걸려있다. 몇 사람 보물을 찾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좋더라.

4.

이번 주에는 어머니와 여동생이 가파도를 방문한단다. 근무 중이라 종일 같이할 수는 없지만, 금요일에는 수업을 미루고 가족과 함께 가파도도 천천히 구경하고, 모슬포에 나가서 맛있는 것도 먹고 지내야겠다. 어머니가 몸이 안 좋으신데, 가파도까지 오신다니 반갑기도 하고 걱정이 되기도 한다. 그래도 아들이 있는 곳이라 동생과 함께 오신다니 이것저것 준비하고 집청소도 하고, 저녁거리도 주문하고 마음이 바쁘다.


5.

바쁜 와중에도 독서는 계속하고 있다. 집중적으로 읽지는 못하지만 고미숙이 쓴 현자들의 죽음을 읽었고, 열자도 다시 읽었다. 고미숙의 책은 서평의 형식으로, 열자는 강의록으로 정리 중이다. 이제 서동욱이 쓴 철학은 날씨를 바꾼다를 읽으려 한다. 현실의 세계와 책의 세계는 당연히도 격차가 생겨, 독자는 그 틈에서 틈을 메우는 행위를 해야 한다. 두 개의 세계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방법이 아니다. 격차가 만드는 긴장감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구성하는 것이 독서를 하는 독자의 창조행위다. 저자만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도 창조한다. 저자는 말과 글을 통해, 독자는 상상력과 삶을 통해!


6.

고양이들은 무사히 잘 지내고 있다. 이제는 내가 집에 가도 도망가지 않고, 주변을 맴도는 아이들이 늘었고, 심지어는 마당에 배를 까고 누워 재롱을 피우는 고양이도 생겼다. 피곤한 하루를 풀어주는 역할을 고양이가 하고 있다.

7.

세 아이와 함께 가파도로 이주한 주노&써니 식구들과 친하게 되었다. 벌써 그 집에서 고기를 세 번째 먹는다. 물론 나도 뭘 들고 가긴 하지만, 입력 대비 출력이 높아, 신세를 지는 셈이다. 잘해줘야지.^^   주노씨는 축제기간에는 소라낚시 풀장에서, 써니씨는 도정공장 앞에서 농산물 판매를 알바로 뛰고 있다. 여기서 살려면 뭔가 해야 한다. 수입이 생기는 일이라면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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