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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앙팡 Aug 01. 2024

과식의 대가

아들의 생애 첫 수련회.

처음으로 부모와 떨어져 2박 3일을 보내야 된다.

안 가겠다고 버티는 아들에게 당근을 내밀었다.

허니 치킨과 파인애플 피자.


결국 수련회는 잘 다녀왔으며 아들은 당근을 요구했다.

당연히 준비되어 있는 음식들.

치킨과 피자를 양손에 들고 허겁지겁 먹는다.

저라다 체할 거 같은데.


아니나 다를까.

밤에 배가 아프다고 뒹군다.

화장실 변기에 앉아있는 아들의 배를 어루만지며 생각한다.

과식에는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하나님께서는 터무니없는 기도를 들어주지 않는다.

감당하지 못할까 봐. 우리가 상처받을까 봐.

무응답이 사랑의 응답이라는 말.

아들을 보며 조금 이해가 가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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