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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울퉁불퉁 뚝배기 May 14. 2021

브런치 세계에서 난 완벽한 남편이자 아빠?

브런치 1주년: 손가락에 힘이 남아 있는 한 글을 계속 쓴다

어느 날 아내는 눈을 굴리면서 말한다: “브런치 독자들이 여보를 한없이 자상한 아빠이자 이해심 많은 남편으로 알겠어”


그렇다. 난 브런치에서 완벽한(?) 남편이자 아빠가 되어 있었다.




2022년 5월 12일. 브런치 시작한 지 1주년이었다.


처음에는 일 년 동안 살았던 포틀랜드, 오레곤주, 미국 생활과 스포츠와 사회 관련된 글로 위주로 쓰다가 여름을 넘어가면서 건조하지 않고 드라이한 신변잡기 글로 넘어갔다. 그리고 간간히 기업 관련 글도 써보기 시작했다.  


초기에 글을 평균 이틀에 한 번으로 쓰다 보니 소재가 고갈되가는 걸 느껴서 곧 소재를 주변에서 찾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곧 아내가 등장하고 딸이 등장하고 아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아무래도 가족과 시간을 많이 보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족에 대한 글을 많이 쓰게 되었다.


한 번은 아내의 친구는 왜 아내에 대한 언급이 거의 매 글마다 나오냐고 아내한테 물었다고 아내가 나한테 알려줬는데, 내가 출근을 안 하는 동안은 내가 제일 많이 보고 대화를 많이 한 사람이 아내였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에피소드가 많을 수밖에 없고.




브런치에서 글을 쓰다 보면 글 흐름상 또는 등장인물들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일부 사실을 흐리게 하거나 약간 조절하다 보니 (아내가 보기에는) 의도치 않게 내가 셀프 미화된 거 같다.


브런치와 현실의 차이점에 대한 대표적 사례를 보면:


사례 1:

브런치: 딸이 거짓말해도 버럭 안 하고 한없이 이해를 하는 남편.


현실: 위 경우에는 진짜 그랬지만 다른 경우에는 딸에게 잔소리를 종종 해서 아내에게 잔소리를 들었다. 종종 벌어지는 일이라 글감이 되지 않았다.


https://brunch.co.kr/@jitae2020/126​​


사례 2:

브런치: 아내가 딸 숙제로 늦게까지 안 자고 있어서 모녀의 건강이 걱정되어서 내가 버럭 한 경우.


현실: 사실은 그동안 자녀들을 늦게 재우는 아내가 못 마땅해서 버럭 한 것도 있다. 물론 모녀의 건강도 걱정된 건 사실이다. @몽쉘유정 작가님이 댓글에서 이 부분에 대한 정확한 지적을 한 걸 보고 아내는 “거봐. 당신이 버럭 한 진짜 이유를 독자도 알고 있지”


https://brunch.co.kr/@jitae2020/169




이 글에서 곧 다가오는 아내의 생일에 대해서 내가 고민한다고 쓰면 안 되겠다... 그렇게 되면 아내만 생각하는 남편으로 둔갑할 테니.


사실 요즘  의식은 다른데 있다.  인도받을 전기차에서 딸에게 누워서 편히 영화   있다고 하고, 아내에게는  곳의 직장 가는데 주유비와 톨비를 아낄  있다고 하는데 가족을 생각하는 것은 아니고  들어올 전기차에 대한 생각이 가득 차있다.


https://brunch.co.kr/@jitae2020/218




난 완벽한 남편이자 아빠가 아니라 사실은 글로 조리하기 좋은 소재거리를 찾는 1년 차 브런치 작가이다.


많은 작가님들이 좋은 글을 쓰다가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면 흐지부지 되는 경우가 보인다. 아마 나도 그날이 언제가는 오겠지만 나의 손가락에 힘이 남아있는 동안은 글을 계속 써보려고 한다.




1 동안 글을 쓰면서 다른 작가님들이나 독자님과 글과 댓글로 재미있게 교류했는데 앞으로도 내가 계속 런 마음으로 쭈욱 브런치에서 활동하면 좋겠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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