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키우는 게 맞나?
이렇게 훈육하는 게 맞나?
이렇게 자유를 주는 게 맞나?
이렇게 커서 사람 노릇은 할까?
누굴 닮아서 저럴까?
맨날 게임만 하는 게 맞나?
욕을 입에 달고 사는 게 맞나?
몸에 좋지 않은 것만 먹는 게 맞나?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부대찌개 끓이는 것과 비슷하다.
요린이(요리 어린이) 시절, 유명한 셰프의 부대찌개 레시피를 따라 해 본 적이 있다. 재료를 이것저것 때려 넣고 끓이다 보면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게 아니라 음식물쓰레기로 보일 때가 있다.
이렇게 다 때려 넣으면 맛이 날까?
너무 짜지는 않을까?
햄은 다 익었을까?
배달음식을 주문해야 하나?
과연 먹을 수는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찌개를 팔팔 끓이고 나면 맛이 난다.
아니 맛있다.
처음 끓일 때는 의심과 불확실성으로 가득했던 부대찌개가 스스로의 맛을 내고 있는 것이다.
남이 맛없다해도 내 입에 맞으면 맛있는 것이다.
아이들을 키우는 것도 비슷한 것 같다.
지금의 행동을 보면 의심스럽고 불안하고 걱정스럽기 그지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한 사람의 인격체로서 스스로의 맛을 낼 것임이 틀림없다.
근거 없는 희망회로는 아니다.
나라는 증거가 있기에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내 인생의 맛이 내 입맛에 맞으면 맛있는 것이다.
어쩌면 미성숙해 보이는 아이들의 말과 행동이 그 아이의 인생에서 깊은 맛을 내는 육수가 되는 것은 아닐까.
기발한 상상을 하고 엉뚱한 행동을 많이 하는 아이의 인생육수가 더 깊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