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도 기록이 된다

쓰러짐도 성장의 로그에 남는다

by 루니

7월의 더위에 온몸이 녹아내릴 것 같던 오후.

더위를 피해 침대 밑바닥에 쓰러지듯 눕자마자 잠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꿈속에서 너무도 생생한 전화벨 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OOO 씨, 안녕하세요. OOO 기업에 최종 합격하셨습니다."


꿈속에서 들은 전화 너머의 목소리에 놀라 번뜩 잠에서 깼지만, 현실과 꿈의 괴리감, 그리고 너무나 생생했던 꿈의 잔상이 교차하며 한동안 현실이 어디인지 어리둥절한 상태가 유지되었습니다.

잠시 후 정신을 차리자,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왜 이런 꿈을 꾼 거지?'


요즘 유행하는 소설과 웹툰의 단골 소재는 과거로의 '회귀'입니다.

무언가를 열심히 하지만,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는 것 같은 요즘. 저 또한 간절하게 '회귀'를 바라게 됩니다. 과거로 돌아가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요.

'그때 내가 퇴사를 결정하지 않았다면?'

'그 면접을 잘 봤어야 했는데'


회사라는 공간에서 주는 안정감이 아쉬워 과거의 결정이 후회처럼 남아 있습니다.

그런 후회는 과거에 갇혀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과거의 아쉬움과 실패, 그리고 바보 같았던 결정들이 지금의 흐름으로 이어진 것 같아서 가끔은 저 자신을 용서하지 못할 만큼 자책하게 됩니다.


하지만 과거를 되돌려 다시 멋지게 살아야지 하는 상상 뒤에는 쓸쓸한 허무함만 남습니다. 현실은 과거에 있지 않으니까요.

저는 지금을 살아가야 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되돌릴 수 없는 과거의 실패만 돌아본다고 나아지는 건 없으니까요.

그냥. 현재 제 심리와 간절함이 꿈으로 드러난 것 같아 쓸쓸함이 커져갑니다.


덤덤함 뒤에 숨은 미련

가끔 전 회사분들의 소식을 들으면, 그런 생각이 더 커져갑니다.

'그냥 참을 걸, 맞춰줄 걸, 그렇게 버티다 보면 기회가 생기기도 할 텐데….'


저와 달리 회사에서 기회를 얻어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는 친한 회사 분의 소식을 들으니, 제가 한 선택이 실패로 결정 난 것만 같아 마음이 더 무거워집니다.

'누구는 회사에서 자신만의 자리를 만들고 있는데…'

'또 다른 누구는 퇴사해서 자신만의 창업을 하고 그걸 키워가고 있는데… 나는 뭐 하고 있는 거지?'


정작 저는 제가 하고자 하는 일은 제대로 진행하기는커녕, 남이 성공한다고 하는 것을 찾아 시도하는 과정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런 반복들은 어느 순간 정체성을 잃은 리스트처럼 쌓여갔고, 결과물을 보는 나는 아직 내가 가진 것을 제대로 활용하고 앞으로 나아갈 준비를 못 하고, 다른 사람들이 쉽게 알려주는 성공 공식에 매몰되어 있구나.

하는 생각에 용기 없고, 바보 같은 제가 더 한심스럽다는 생각이 커져갑니다.


어찌 보면 남편 말이 맞을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결국 돈도 많이 못 모아서 노후에 가난해지고, 남은 재산으로 근근이 먹고살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아파도 돈 없어서 골골대는 불안한 노후를 맞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하지만 웃기게도 그런 생각이 드는데... 이렇게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이 드는데… 이 마음과 상태가 신기하게 오래 유지되지 않으니, 이것 또한 문제입니다.

그냥 이 시간이 너무 오래되어서일까요?

아니면 내 길을 걷고 있다고 내면 스스로 믿고 있기 때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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