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이 아닌 태도로 살아가는 법
요즘 '재벌집 막내아들'이라는 드라마를 다시 정주행 하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를 다시 보니,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새로운 것들이 눈에 들어왔죠. 특히 주인공 진도준이 자신만의 미래를 만들고, 개척하는 모습은 제게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내 삶의 주인'. 누군가에게 고용되어 부여받은 '역할'에 매몰되어 있다면 얻기 힘든 타이틀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저는 지난 15년 넘게 고용된 몸으로 정해진 돈을 받으며 살아왔습니다.
물론, 항상 제가 주인이라는 의식으로 프로젝트를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저는 진짜 주인이 아니었습니다.
위에서 내려오는 방향에 맞춰 수정해야 했고, 그 방향이 잘못되어 있더라도 제 선에서 완성도를 맞추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그건 온전히 '내 것'이 아니었기에 진정한 애착이 가질 않았습니다.
예전에 게임 개발을 '놀이'라고 하며, 똑같은 구간을 계속 개발하면서 '재미'를 찾는 방식을 선호하는 대표가 있었습니다.
방향성 없이 똑같은 구간만 몇 개월째 개발하고 있는 현실이 너무 답답해서, 저는 호기롭게 이렇게 물은 적이 있었습니다.
"프로젝트 방향성이 무엇인가요? 잘된 게임이 옳다는 이론으로 그대로 하기엔 프로젝트 장르가 다릅니다. 어떤 방향을 보시고 개발을 원하시는 건가요? "
그 결과는 '코드'가 안 맞는다는 이유로 '퇴사'를 강요받는 것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스스로 자신이 '주인'이라 믿고 열심히 일한다고 해도, 진짜 '주인'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 쫓겨날 수밖에 없는 그 현실이 너무나 싫었습니다.
처음에는 지금보다 더 좋은 회사를 다니면 '주인'과 비슷한 '권한'을 받을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대감님 댁 머슴'
이었습니다.
화려해 보이는 타이틀은 있었지만, 제 안에는 설명되지 않는 공허함이 자리하고 있는 듯했습니다.
그래서 창업 후 자신의 '주인'이 된 선배들이 눈에 들어왔던 것 같습니다.
'나답게' 일하는 게 과연 무엇일까요? 그 본질적인 의미를 고민하며 여러 시도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나답게' 일하는 것이 '성과'로 인정받는 팀에 들어가 '인디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서로 다른 스타일의 능력을 가진 다수의 사람들이 '나' 하나 잘한다고 해서 마무리가 끝까지 좋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에는 제가 가진 것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15년 넘게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개발하며 익혔던 경험과 기술을 가르치는 방향으로요. 다만, 가족과 시간을 포기할 수 없었기에 1:1 과외 형태로 오프라인으로 진행했습니다.
이처럼 단순히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지, 어떤 성과를 낼 것인지의 문제를 넘어, '내가 어떤 가치를 중점으로 두는지', '어떤 태도로 나의 시간을 채워나갈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던진 후, 상황에 맞는 일들을 조금씩 늘려간 것 같습니다.
회사에 있을 때는 늘 외부의 기준에 맞춰 일했습니다.
회사의 목표, 팀의 룰, 장르의 고정관념. 그 견고한 틀에서 일하다 보면 어느 순간 제가 아니라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맞추려고 애썼습니다.
내가 아닌 남이 원하는 '정답'을 찾으려 하는 삶은 저와 맞지 않다 보니, 항상 제 자신에게 스스로 질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금 내가 이 일을 하는 방식이, 내가 옳다고 믿는 방식인가?
이 말이 내가 진심으로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인가?
이 기획이 내가 재미있다고 믿는 흐름과 일치하는가?
나답게 일한다는 건, 더 이상 외부에서 정답을 찾으려 하지 않고, 내 안의 기준을 단단하게 세우는 일이었습니다. 그것은 때로는 세상의 흐름과 반대될지라도, 나를 지키는 가장 중요한 나침반이 되어주었습니다.
모두가 더 많이 하라고 할 때, 저는 제가 지켜야 할 것들을 정리했습니다.
모두가 더 열심히 하라고 할 때, 저는 왜 이 일을 하는지 그 본질적인 이유를 되짚었습니다.
그것이 게으름처럼 보이거나, 시간 낭비처럼 보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나'는 '나만의 방식'을 찾고, 내가 잘하는 영역을 넓힐 수 있었습니다.
결과가 아닌 과정의 단계를 밟고 있는 지금.
내가 지금 하고 있고, 꿈꾸고 있는 모든 일이 잘 될지도 사실 모르겠습니다.
다만, 불안보다는 내가 꿈꾸는 것을 끌어당기기 위해 노력할 뿐입니다. '더 시크릿' 책에 내용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