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9일 주제 - 구름
물멍, 불멍은 들어 본 적이 있을 거예요.
그런데 구름멍이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나요?
있더라고요. 구름멍. 제가 만든 말은 아니에요.
물멍, 불멍과 다르게 구름을 감상하는 맛이 또 일품이지요.
그런데 구름멍은 날을 잘 잡아야 해요.
파란 하늘에 뭉실뭉실 하얀 뭉게구름이 영화처럼 휙휙 바뀌는 날이 있어요.
강아지 구름도 되었다가
하늘을 나는 용 구름도 되었다가
곰돌이 구름도 되었다가
모자 구름도 되었다가
그렇게 작품을 만드는 건 바람이에요.
바람이 파란 하늘에 그림을 그리고 싶은 날인가 봅니다.
그런 날은 조심해야 합니다. 정신 차리지 않으면 구름멍을 때리다가 한두 시간 순식간에 날려먹는 건 순간이거든요.
할 일이 산더미인데 넋 놓고 있다가 경을 치게 될 거예요.
전 구름멍이라는 말을 몰랐지만 학창 시절부터 구름멍 덕후였어요. 구름이 움직이는 걸 보는 게 그렇게 재미있더라고요.
그런데 저 같은 사람들이 또 있나 봅니다. 세상에 구름감상협회라는 게 있다지 뭐예요.
오늘 소개해 줄 그림책의 저자가 그 협회회장이라고 합니다.
오늘 소개할 책은 개빈 프레터피니의 <구름관찰자를 위한 그림책> 입니다.
어릴 적부터 구름을 지켜보는 걸 사랑했던 작가는 2005년 구름관찰협회를 설립하고 옥스퍼트대학을 졸업한 뒤 자연현상을 관찰하는 일을 하며 덕업일치의 꿈을 이루었다고 합니다. 이 그림책에 따르면 제가 말한 구름 관찰하기 좋은 날의 구름은 쌘구름이라고 합니다. 햇살이 좋은 날 따뜻하게 데워진 땅 위로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 기둥이 솟아오르는데 쌘구름은 그 공기 기둥 위에 만들어지는 낮은 구름이라고 합니다.
요즘 아이들을 데리고 캠핑 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캠핑 가서 물멍, 불멍뿐 아니라 구름멍을 하기 딱 좋지요. 기왕이면 이 책 한 권을 가지고 가서 하늘에 떠있는 구름을 아이와 함께 책에서 찾아보면 더 좋을 듯합니다.
아, 나도 가고 싶다아~ 캠핑!
아, 나도 하고 싶다아~ 구름멍!